여성 첫 지역구 5선. 3번째 여성 야당대표
1995년 DJ권유로 정계 입문
더불어민주당의 새 당 대표에 뽑힌 추미애 대표는 대구ㆍ경북(TK) 출신으로 처음 호남에 뿌리를 둔 야당의 선출직 대표에 올랐다. 호남 출신의 이정현 대표가 사상 처음 여당 대표에 선출된 것에 비교할 때 추 대표의 당선은 ‘야당의 서진(西進)’으로 평가된다.
추 대표에게는 ‘첫’ 이라는 수식어가 많이 따라 붙는다. 사법고시 24회 합격 후 10년 동안 판사로 일하다 1995년 당시 김대중(DJ) 새정치국민회의 총재에게 발탁됐고, 이듬해 15대 총선에서 최초 여성판사 출신 국회의원이 됐다. 지난 총선에서는 지역구(서울 광진을) 5선에 성공한 첫 여성 정치인이란 기록을 세웠다. 이런 추 대표는 ‘추다르크(추미애+잔다르크)’로 불린다. 1997년 대선 당시 DJ 선거유세단장을 맡아 야권의 불모지이자 고향인 대구에서 지역 감정에 맞서 DJ지지를 호소하면서 붙여진 별명이다. 경북여고를 나와 호남 출신 서성환 변호사와 결혼한 추 대표는 자신을 ‘대구의 딸, 호남의 며느리’라고 말해 왔다. 4ㆍ13 총선에서 더민주 대신 국민의당을 선택한 호남 민심이 TK출신 제1 야당 대표에 어떻게 호응할 지도 관심이다.
추 대표의 당선은 3수 끝에 얻은 결과다. 그는 2008년 전대에서 정세균 의원에게 밀려 2위를, 2011년 전대에선 이해찬ㆍ김한길 의원에 이어 3위를 했다. 또 1965년 통합 야당 민주당의 당수였던 고(故) 박순천 대표, 2012년 한명숙 대표에 이어 세 번째 야당 여성 대표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추 대표는 전대 선거 기간 내내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에 참여한 전력 때문에 상대 후보들의 공격에 시달렸다. 노 전 대통령 당선의 일등공신이었던 추 대표는 2003년 열린우리당 분당 당시 새천년민주당에 남았고, 2004년 탄핵정국에선 노 전 대통령과 맞섰다. 그는 지난 25일 지상파 3사 공동 토론회에서 후회되는 일로 “노 대통령 탄핵에 참여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추 대표는 이번 전대에서 친노(노무현)ㆍ친문(문재인) 성향의 대의원, 권리당원의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 일각에서 추 대표를 향해 “문재인 전 대표의 대권 가도를 위한 관리인”이란 비판을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 야권 인사는 “자신을 압도적으로 지지한 친노ㆍ친문 진영 지지자(집토끼)도 신경 써야 하지만 당내 비주류나 새로운 지지자(산토끼)의 마음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추미애(57) 대구달성 한양대졸업 판사 15, 16, 18, 19, 20대 국회의원(서울 광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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