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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대 부총장, 셀프 추천으로 재연임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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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대 부총장, 셀프 추천으로 재연임 가능성

입력
2016.08.2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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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총장 임용 거부로 장기파행

2년 가까이 총장 공석 상태인 한국방송통신대에서 총장 자리에 대신 앉아 있는 부총장이 차기 부총장으로 자신을 스스로 추천해 직무대리 임기를 연장하는 촌극이 빚어지게 생겼다.

28일 복수의 방통대 교수에 따르면 다음 달 8일 열리는 제222차 방통대 교수회 회의에서 이동국 총장 직대(부총장)가 자기 거취와 관련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이 총장 직대는 9월 말 부총장 임기가 끝나는데, 그가 자천(自薦)으로 연임해 직대를 계속 맡을 수 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교수회는 총장이 의장직을 맡고 모든 교수가 참여하는 학내 주요 안건 의결 기구다.

학교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A 교수는 “아무 일도 벌이지 않겠다고 스스로 선언한 관리형 총장 직대보다는 책임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의사 결정을 주도할 사람이 새 체제를 이끌어 가야 한다는 의견을 가진 교수가 다수인 것이 사실”이라고 이 총장 직대 연임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전했다.

“복지부동한다”는 학교 안팎의 비판을 받고 있는 이 총장 직대는 아직 거취를 밝히지 않고 있다. 그는 비서실장을 통해 한국일보에 “연임도 절차상으로 불가능하지 않은 것으로 알지만 아직 입장을 말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2012년 9월 2년 임기인 부총장으로 취임, 현재 2번째 임기 중인 이 총장 직대가 이번에 다시 연임하면 부총장만 6년을 지내는 셈이다. 부총장 추천은 총장, 승인은 교육부의 권한인데 현재 방통대에 총장이 없는 만큼 이 총장 직대가 부총장 추천권자가 된다.

방통대 파행에는 누구보다 교육부 책임이 가장 크다는 게 중론이다. 적법한 절차를 거친 총장 후보에 대한 임용 제청을 교육부가 뚜렷한 설명 없이 거부하면서 장기간(23개월째) 행정 공백이 방치되는 바람에 대학이 이런 처지에 놓였다는 것이다. B 교수는 “장기 계획을 세워야 할 때 총대를 멜 정식 총장이 없다는 것은 큰 문제”라며 “대학이 추천한 총장 후보자가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이렇게 오랫동안 국립대 총장 자리를 비워두게 만드는 청와대와 정부 모두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방통대의 총장 공석 상태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달 27일 교수회에서 방통대 교수들은 2014년 7월 방통대가 총장 후보 1순위로 천거한 류수노 교수가 임용 제청을 하지 않은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낸 행정소송의 대법원 판결이 나올 때까지 후보를 재추천하지 않기로 했다. 교육부는 당시 류 교수 등 방통대가 올린 총장 후보 2명에 대해 임용 제청을 하지 않았고 이후 대학에 재추천만 4차례 요구한 상태다.

노중기 전국교수노조 위원장은 “4월 총선 뒤 여소야대 구도가 되면서 정권의 부담이 커진 데다 정부가 추진 중인 국공립대 통폐합을 위해서도 지역 거점대들의 협조가 필요해졌다”며 “교육부가 일부 국립대에는 유화적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방통대에는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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