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양향자ㆍ청년-김병관ㆍ노인 송현섭 등
선출직 최고위원 전원 친문 성향
“계파갈등 줄어 순풍”vs “원심력 강해져 역풍” 전망 엇갈려
“문재인 지도부가 문재인을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다.”
친문(문재인) 일색으로 꾸려진 더불어민주당 신임 지도부가 문재인 전 대표의 대권가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두고 당 안팎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일단 문재인 대세론을 유지할 수 있는 강력한 당내 리더십을 장악했다는 데 이견이 없다. 그러나 문재인 지도부가 얼마나 성과를 내는지에 따라 문재인 흔들기에 나설 원심력은 더욱 강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마냥 반색할 일이 아니란 지적도 적지 않다.
8·27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신임 지도부의 면면을 보면 ‘친문당’이란 표현이 결코 과하지 않다. 추미애 신임 대표가 과반을 득표하며 당권을 접수한 데는 “추미애 본인 브랜드보다는 사실상 친문 진영의 선택을 받아 당선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고, 나머지 최고위원들도 친문 주류 성향을 노골적으로 뽐내 당선됐기 때문이다.
여성 및 청년 부문에 당선된 양향자, 김병관 최고위원은 문 전 대표가 지난 총선을 앞두고 영입한 대표적인 ‘문재인 키즈’다. 지역별 최고위원으로 확정된 전해철(경기·인천) 최인호(영남) 의원은 문 전 대표와 함께 노무현 정부 때부터 청와대에서 일해온 대표적인 친문 인사다. 김영주(서울·제주) 의원도 선거 기간에 추 대표와 연대하며 친문 지원 사격을 받았고, 심기준(충청·강원) 최고위원은 노무현재단 기획위원, 송현섭 노인부문 최고위원도 문 전 대표 시절 노인위원장을 지내는 등 문 전 대표와 인연이 있다. 김춘진(호남) 최고위원의 경우 문 전 대표와 경희대 동문이다. 선출직 지도부 전원이 친문 진영으로, 문재인 친정체제가 만들어진 셈이다.
당내에선 고질적인 계파 갈등으로 인한 집안 싸움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내년 대선 준비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기대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28일 “비주류가 이미 대거 탈당을 한 마당에 더 이상 당내에서 주류ㆍ비주류 논쟁은 의미가 없지 않느냐”며 “이번 전대 결과로 당분간 이러쿵저러쿵 불만을 가진 목소리는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임 지도부가 사실상 ‘문재인 지도부’와 동일시 되면서 문 전 대표가 이중 공격을 당할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당과 여권에선 신임 지도부를 공격하는 것으로 문재인 흔들기에 나설 수 있는 만큼 대선주자 중 제일 먼저 검증대에 오른 것”이라고 평했다. ‘문재인 지도부’가 기대에 부응하면 고스란히 문 전 대표에게 플러스가 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문 전 대표에게 치명적인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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