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분수령은 9월2일 고용지표..
여전히 12월 인상 가능성에 보다 무게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의장이 기준금리 인상을 강하게 시사한 데 이어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이 한 발 더 나아가 연내 두 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언급하고 나섰다. 한층 더 가까워진 미국의 금리 인상에 글로벌 금융시장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옐런 의장이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연례회의에서 내놓은 발언은 “시장의 예측보다 더 명백”(마켓워치)했다. 그는 “견고한 고용시장과 미국 경제전망 개선 등의 측면에서 볼 때 연준은 금리를 인상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최근 몇 달간 금리인상을 위한 여건이 강화됐다”고 했다. 구체적인 금리 인상 시점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관측의 모호함을 상당 부분 제거했다는 평가다.
특히 피셔 부의장이 옐런 의장의 발언 뒤 내놓은 ‘해석’은 더 강력했다. 그는 경제전문방송 CNBC와 인터뷰에서 ‘옐런 의장의 발언이 12월은 물론 9월에도 투자자들이 금리 인상을 준비해야 한다는 뜻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옐런 의장의 발언은 당신이 질문한 두 가지 질문 모두에 대해 ‘예’라고 답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며 “다만 (앞으로 발표될) 경제지표들을 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일들”이라고 답했다. 경우에 따라 두 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열려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당장의 분수령은 9월 2일 공개될 고용지표가 될 전망이다. 6월 29만2,000명에 이어, 7월(25만5,000명)에도 시장 예상(18만명)을 크게 뛰어넘은 신규 취업자 수는 미국 경기가 살아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안 하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고용지표에 따라 연준의 행동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지표가 강하게 반등한다면 9월 금리 인상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 대통령 선거(11월 8일) 전에 금리 인상을 단행하는 것은 적잖은 부담이다. 바니 프랭크 전 미국 하원의원은 “선거에 이 정도 임박해 금리를 올리는 것은 실수”라고 지적했다. 올해 남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는 9월, 11월, 12월 등 3차례. 선거 1주일 전에 회의가 열리는 11월은 물론 9월에도 금리 인상은 쉽지 않을 것이고 결국 12월 FOMC에서 금리를 올리지 않겠느냐는 관측에 여전히 더 힘이 실리는 이유다.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될 때마다 위축됐던 투자심리는 이번에는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이날 미국 다우존스지수는 전날보다 0.29% 떨어지는데 그쳤고, 나스닥지수는 0.13% 올랐다. 유럽 주요 지수 역시 오름세를 보였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상 발언 여파가 아직 시장에 덜 반영됐다는 우려와 함께, 추가적인 통화완화책을 고려하는 일본ㆍ유럽 중앙은행이 미국과 엇박자를 내면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상당하다. 강봉주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 인상은 12월이 유력하지만 다음 달로 앞당겨질 경우 신흥국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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