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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가장 강력한 안보정책은 청년 지원

입력
2016.08.28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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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구에 사는 김수지(22ㆍ가명)씨는 뮤지컬 배우가 꿈이지만 가정형편 때문에 대학을 중퇴한 상태다. 꿈을 찾아 바로 뮤지컬 현장으로 뛰어들어 작은 무대나 행사에도 나가지만 후원해 주는 이는 아무도 없다.

오히려 경제력 없는 부모를 위해 생활비를 마련하고 있다. 뮤지컬 배우 자질을 갖추기 위해 발레, 성악레슨을 받기 위해 아르바이트도 하지만, 생활비를 빼고 나면 정작 자신에게 투자할 수 있는 돈은 거의 남지 않는다.

어려운 상황에도 꿈을 준비하던 김씨에게 지난 6월 기쁜 소식이 찾아왔다. 청년 취업준비지원금 200만원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노원구는 한 기업체의 후원을 받아 관내에 거주하는 청년 50명에게 200만원씩 총 1억원을 취업준비지원금으로 지급했다. 김씨는 지원금을 활용해 연기학원을 다니기로 했다.

김씨처럼 어려운 형편에도 꿈을 키워가는 청년이 지금 이 땅에는 많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소득이 가장 높은 5분위 계층의 교육비 지출은 66만원으로 1분위 계층 지출 8만원의 8배에 달했다. 이 통계는 부모의 소득수준에 따른 학력 수준의 격차가 더욱 커져 가난의 대물림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청년실업률은 10%를 넘었고, 그나마 취업한 청년들 가운데 비정규직 비율은 60% 선으로 취업의 질도 나빠지고 있다.

생산과 소비의 주체인 청년이 힘을 잃으면서 우리나라는 성장동력을 잃고 있다. 취업ㆍ결혼ㆍ출산 포기는 출산율 저하로 이어져, 지난 5년간 국내 합계출산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 수준인 평균 1.24명에 불과하다. 이 같은 저출산이 앞으로 30년간 이어지면 젊은 여성 비율이 낮은 80개 지방 도시가 소멸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 대책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청년들을 지원하는 것이다. 노원구의 청년취업준비지원금을 비롯해 성남시의 청년배당금 그리고 서울시의 청년수당 등이 그 예다. 서울시가 지난 7월 청년수당 대상자 신청을 받은 결과 대상 인원 3,000명보다 2배 많은 6,039명이 신청했을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시는 지난 3일 청년수당 지원 대상자 2,831명에게 각 50만원의 수당을 지급했다.

정부는 그러나 서울시의 청년수당을 복지포퓰리즘으로 보고 직권취소, 시정명령 등의 방법을 동원해 반대하고 있다. 정부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까지 청년수당을 반대하는 것인가.

2011년 서울지역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에 반대하다 낙마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실패를 벌써 잊은 것은 아닌지 되묻고 싶다.

인구소멸국가 1위인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해서는 사드(THAAD)를 배치하는 것보다 21세기 가장 소중하고 강력한 자원인 청년에게 투자하는 것이 우선임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앞선다.

국민안전처가 지난 6월 실시한 ‘국민안보의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 대학생의 63.2%만이 전쟁이 발발하면 참전하겠다고 답했다. 청년이 참전하지 않는 전쟁에서 이기는 것을 상상할 수 없다. 영화 ‘인천상륙작전’에서 장학수의 애국심이 위기에 처한 우리나라를 구했듯이 안보 위기에서 우리를 구할 강력한 무기 중 하나는 청년의 애국심이다. 청년은 최고의 자산이자 우리의 노후와 안보의 파수꾼이라 믿는다.

복지정책은 철학과 의지 문제다. 군비증강을 최상의 안보로 보고 청년정책을 포퓰리즘으로 보는 정치세력이 있는 반면에 남북 간 화해협력이 최선의 안보이고 청년지원을 성장의 디딤돌로 보는 정치세력도 있다. 그래서 국민은 어떤 정치세력의 철학과 의지가 국가의 미래에 도움이 되는지 고민해야 한다. 또 국민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만들 수 있는 선거로 그 뜻을 표현해야 한다.

‘청발대발(靑發大發)’, 청년이 발전해야 대한민국이 발전한다.

김성환 서울 노원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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