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철 감독과 선수들/사진=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8강 탈락 이후 부실한 대표팀 지원 등을 놓고 논란에 휩싸인 한국 여자 배구가 고급 회식 자리를 가지며 분위기 쇄신에 나섰지만 이번엔 새 감독 선임 문제가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대한배구협회는 최근 붉어진 빈약한 지원에 신경을 쓴 듯 지난 25일 저녁 서울 강남의 한 고급 중국 음식점에서 회식을 가졌다.
이날 저녁 식사는 리우 올림픽에 출전한 대표팀 선수와 서병문(72) 배구협회 신임 회장의 상견례를 겸한 귀국 환영 행사 취지로 마련됐다. 만찬에는 이정철(56) 감독과 함께 김연경(28·페네르바체) 이효희(36·한국도로공사) 김해란(32·KGC인삼공사) 황연주(30·현대건설) 등 이번 올림픽 대표 주축 선수들이 참석했다.
상상 이하의 대표팀 지원 논란을 불러일으킨 지난 2014 아시안게임 금메달 이후 가진 김치찌개 회식을 의식한 듯 이번 회식 테이블에는 불도장(죽순, 상어 지느러미 등 30여 가지의 재료에 12가지의 보조 재료가 첨가된 중국의 대표적 보양식 중 하나) 등이 다채롭게 제공된 최고급 요리가 나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서 신임 회장은 선수들의 건의 사항을 빠짐없이 받아 적으며 "앞으로 협회가 선수들이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고급 회식만으로 비난 여론을 단숨에 잠재우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배구협회가 물러나는 이정철 감독의 후임을 정하는 과정에서 또 한 번 곤욕을 치르고 있다.
협회는 당초 오는 9월 14일부터 20일까지 베트남 빈푹에서 열리는 2016 제5회 AVC컵 여자배구대회에 나설 여자 배구 국가 대표팀 새 수장으로 박기주 수원전산여고 감독을 선임했다. 박 감독은 2016 청소년 여자 대표팀 감독이기도 하다.
하지만 박 감독 선출을 놓고 프로 선수가 나서는 국제 대회에 현역 고교 감독이 지휘봉을 잡는 데 대한 비판이 들끓었다. 결국 박기주 감독이 일신상의 사유로 사퇴함에 따라 협회는 지난 26일 감독 재공고에 나선다고 밝혔다.
새로 선출될 지도자의 임기는 AVC컵 여자 배구 대회 종료까지다. 모집 직위는 감독, 코치, 트레이너 각 1명이며 대한배구협회 정관 제11조(임원의 결격사유) 및 국가대표 선발규정 제6조(결격사유)에 해당되지 않는 자다.
협회는 오는 9월 1일까지 여자 배구 대표팀 지도자를 공모한다는 계획이지만 배구협회의 열악한 지원 등으로 인해 이번에도 프로팀 감독들이 지원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감독 선임이 난항을 겪으면서 대표팀 구성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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