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개고양이가 주인공인 웹툰 ‘인기 쑥쑥’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개고양이가 주인공인 웹툰 ‘인기 쑥쑥’

입력
2016.08.27 04:40
0 0

‘마루의 사실’ ‘뽀짜툰’ 등

작가들 실제 반려동물 기르며

행동 하나하나 실감나게 묘사

독자에 친근감과 힐링 제공

“동물 키우려면 책임감 필요”

재미 뛰어넘어 메시지도 전파

웹툰(웹(web)과 만화(cartoon)의 합성어로 인터넷으로 보는 만화) 전성시대다. 드라마와 영화의 원작으로 콘텐츠의 경쟁력을 이미 입증한 데 이어 최근에는 웹툰이 그려지는 과정 자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는 웹툰 작가와 멤버들이 5주간 릴레이 웹툰을 그렸고, 웹툰을 소재로 한 MBC드라마 ‘W’에서는 웹툰 캐릭터 강철(이종석)이 만화와 현실을 넘나들면서 ‘만찢남(만화를 찢고 나온 남자)’으로 불리며 인기다.

뽀짜툰의 채유리 작가가 작업실에서 고양이에게 간식을 주고 있다. 고은경기자
뽀짜툰의 채유리 작가가 작업실에서 고양이에게 간식을 주고 있다. 고은경기자

대세로 자리잡은 웹툰 가운데서도 반려동물을 소재로 한 웹툰이 일상을 소재로 다루는‘생활툰’ 가운데서 주목 받고 있다. 동물 웹툰들은 온라인에서의 인기에 힘입어 만화책으로 속속 출간된 데 이어 중국, 대만, 인도네시아 등으로 수출되면서 ‘K웹툰’으로 까지 불린다.

동물 웹툰의 시작은 1998년 웹툰 1세대로 꼽히는 ‘스노우캣’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작가가 자신을 고양이(스노우캣)로 표현해 일상의 이야기를 담았다.

반려동물의 일상과 함께 속성을 전면에 내세운 동물 웹툰들이 나오기 시작한 것은 2010년 이후다. 이때 전체 웹툰 시장이 급성장했고 2013년 웹툰 관련 전문 웹진 ‘레진’이 등장하면서 작품 수가 크게 늘어났다.

고양이들과의 일상을 그린 만화 뽀짜툰. 채유리 제공
고양이들과의 일상을 그린 만화 뽀짜툰. 채유리 제공

반려동물을 소재로 다루는 웹툰의 작가들은 대부분 반려동물을 기른다. 다음 웹툰의 박계현 프로듀서는 “많은 웹툰 작가들이 반려동물을 기르면서 자신들의 경험을 작품에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들이 그리는 웹툰들은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의 공감대를 얻고 있다. 2013년부터 ‘다음 웹툰’을 통해 고양이와 겪는 일상을 연재 중인 ‘뽀짜툰’의 채유리 작가는 “처음에 취미 삼아 홈페이지에 고양이 웹툰을 올렸는데 공들인 만화보다 인기가 좋아 놀랐다”며 “고양이에 대한 사람들의 호감도 늘어나고 길고양이를 돌보는 캣맘들의 활동도 활발해지면서 관련 웹툰이 관심을 끄는 것”이라고 말했다.

‘힐링’에 대한 사람들의 갈구도 동물 웹툰의 인기에 영향을 끼쳤다. 드라마로도 제작된 웹툰‘상상고양이’의 김경 작가는“사람간 소통이 어려운 요즘 반려동물에게서 외로움을 채우며 위안을 얻는 사람들 덕분에 동물 웹툰이 인기를 끈다”고 설명했다.

탐묘인간 웹툰 이미지와 실제 순(soon)작가가 기르는 고양이 두 마리. 순 제공
탐묘인간 웹툰 이미지와 실제 순(soon)작가가 기르는 고양이 두 마리. 순 제공

동물들의 연기가 필요한 영화나 드라마와 달리 동물들의 행동을 자유롭게 묘사할 수 있는 점도 웹툰의 매력 중 하나다. 레진코믹스에서 반려견 웹툰 ‘마루의 사실’을 연재하는 김준(필명은 의외의 사실) 작가는 “영화나 드라마는 주로 사람이 주인공이지만 웹툰은 동물을 주인공으로 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 웹툰의 박 프로듀서는 “동물을 주제로 한 웹툰은 독자들에게 친근감을 주고 공감할만한 에피소드가 많아 반응이 좋다”고 분석했다.

반려견 마루와의 이야기를 그린 웹툰 '마루의 사실'. 김준 제공
반려견 마루와의 이야기를 그린 웹툰 '마루의 사실'. 김준 제공

동물 웹툰 중에는 개보다 고양이를 소재로 다룬 작품이 더 많다. 작가들이 집에서 작업을 하다 보니 실외 활동이 많은 개보다 실내에 적합하고 독립성이 강한 고양이를 기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 포털사이트의 웹툰 담당자는 작가의 절반 이상이 고양이를 기른다고 귀띔했다. 김경 작가는 “의뭉스러우면서 도도하고 귀여운 인상의 고양이에게서 더 많은 이야기 거리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드라마로도 제작된 웹툰 상상고양이 이미지. 김경 제공
드라마로도 제작된 웹툰 상상고양이 이미지. 김경 제공

동물 웹툰은 이제 단순한 재미를 넘어 반려동물을 기르려면 책임이 따른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예컨대 뽀짜툰은 아예 웹툰 중간에 길고양이와 공존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채 작가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로만 웹툰을 시작했지만 연령대가 낮은 독자들로부터 무조건 고양이를 기르고 싶다는 이야기를 듣고 책임감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고양이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고양이를 기르며 겪는 일화를 그린 ‘탐묘인간’의 순(soon·필명) 작가는 “독자들이 고양이들의 일상을 보며 귀여워하고 공감하는 것도 좋지만 기르면서 들여야 하는 시간과 정성, 노력 등도 고려해 봐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위 기사에 소개된 웹툰 작가 4명의 인터뷰는 29일부터 동물 전문 페이스북 동그람이(www.facebook.com/animalandhuman)에서 볼 수 있습니다.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게 직접 제보하실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다리며, 진실한 취재로 보답하겠습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