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워크아웃 당시… 김진태 “부도덕 행태” 주장
해당언론사 “공식 출장… 일부 구간 동승했을 뿐” 해명
친박계 재선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유력 언론사 고위간부 A씨가 남상태(66ㆍ구속 기소)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연임 로비 창구로 지목된 홍보대행사 뉴스커뮤니케이션스(뉴스컴) 박수환(58) 대표와 대우조선해양의 호화 전세기에 동행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폭로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시중에 (박 대표와 유력 언론인이 유착관계라는) 풍문이 많이 돌고 있어서 어제 산업은행 측에 자료제출을 요청해 받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의원은 항공편 탑승 기록을 제시하며 “대우조선해양은 2011년 9월 6일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그리스 산토리니까지 영국 TAG 항공사 소속 전세 비행기를 이용했다”며 “탑승객 명단을 보면 승무원을 제외한 탑승객 총 7명 중 남상태 사장을 비롯한 대우조선 임직원을 빼면 민간인은 딱 2명이었다. 한 명이 박 대표이고, 또 다른 한 명이 모 유력 언론사 논설주간이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 전세 비행기는 10인승으로 미국 할리우드의 유명 스타들이 사용하는 수준”이라며 “그 며칠의 방문과 전세기 이용에 들어간 비용이 8,900만원”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남 사장이 유럽을 방문한 것은 대우조선이 노르웨이 선사로부터 반잠수식 시추선을 수주해 계약식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김 의원은 “해당 언론사에서는 이 시기를 전후로 해서 대우조선에 아주 우호적인 사설을 게재했다”며 “극단적인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의 전형이자, 부패 세력의 부도덕한 행태”라고 규정했다. 친박계인 김 의원의 발언은 청와대가 우병우 민정수석 의혹을 첫 보도하고 이후에도 연일 후속 보도를 내보낸 이 유력 언론사를 겨냥해 ‘부패기득권 세력’이라고 명명한 것과 궤를 같이 한다. 대우조선 측은 구체적인 자료 입수 경위에 대해 “최근 회사 부실과 관련해 감사보고서를 산업은행에 제출했고, 이를 김 의원이 입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A씨의 회사 측은 “당시 출장은 대우조선의 공식 초청을 받아 간 것”이라며 “당시 남 사장과 일행들은 이미 전세기를 타고 유럽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던 중이었고, A씨는 인천공항에서 일반 비행기를 타고 가 유럽 현지에서 만났다. A씨는 이들과 나폴리-산토리니 구간만 동승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A씨 측은 “전체 전세기 이동경로와 대비해 단순 계산하면 해당 구간 1인당 항공료는 200만원대”라며 “8,900만원짜리 호화 전세기를 이용했다는 것은 과장”이라고 덧붙였다.
또 김 의원이 지목한 사설 게재와 관련해서는 “A씨가 현지 취재를 가기 한참 전인 그 해 5월 18일, 8월 3일에 보도된 것”이라며 “그것도 대우조선을 주제로 한 것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한편 A씨의 친형은 남 전 사장의 재임이 결정된 2009년 2월부터 2013년 3월까지 대우조선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을 지냈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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