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해리포터 시리즈로 세계적 작가 반열에 오른 조앤 K. 롤링이 봉사와 관광을 병행하는‘볼론투어리즘’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수많은 여행객들이 선의를 갖고 봉사 여행을 떠나지만 이들의 의지와 무관하게 빈곤 아동들의 성장 환경을 해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최근 롤링 작가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및 강연들을 통해 볼론투어리즘의 부작용을 알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롤링 작가는 트위터에서 “나는 볼론투어리즘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볼론투어는 극빈 국가들에서 가족들을 해체시키는 주범”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볼론투어 여행객을 대상으로 한 이른바 ‘고아 사업’이 사실상 업계를 지배하고 있다며 “(영리 목적의) 사업으로 운영되는 보육원을 장려해선 안 된다”고 호소했다.
롤링 작가를 비롯한 볼론투어 반대 진영이 지적하는 고아 사업은 여행객 혹은 기부자들의 발길을 끌기 위해 제3국에서 인위적인 아동 교육 시설을 설립하는 것을 말한다. 다수의 시민단체 및 연구기관에 따르면 전세계 보육시설에 거주 중인 빈곤 아동 약 800만 명 중 대다수는 고아가 아님에도 가족으로부터 격리된 것으로 나타났다. 롤링 작가가 스스로 설립한 시민단체 루모스(Lumos)는 자체 연구를 통해 이러한 비율이 90%에 달하며 주로 가난 혹은 장애 및 민족성으로 인해 차별 받고 있다고 보고했다. 루모스는 “빈곤 아동을 보호시설에 보내는 체계는 그들이 가족에게 사랑 받을 권리를 빼앗아 정상적인 지능 개발을 막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롤링 작가와 루모스를 비롯한 반대 진영에 힘을 싣는 이들이 점차 늘고 있다. 마찬가지로 볼론투어 반대 캠페인을 진행 중인 시민조직 ‘차일드 세이프’는 단기 봉사 여행이 아이들의 사생활 권리를 빼앗고 교육에 대한 몰이해로 아동 폭력을 저지르기도 한다며, 마을 중심의 직업 교육 및 공동체 개발에 기여해 줄 것을 당부했다.
김정원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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