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기호학파의 대표적인 학자인 동춘당 송준길(1606~1672) 가문의 ‘대전 동춘당 종택’과 ‘대전 소대헌ㆍ호연재 고택’이 나란히 중요민속문화재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은 송준길의 5대조 송요년(1429~1499)이 지었다고 전해지는 ‘대전 동춘당 종택’(15세기 후반)과 송준길의 손자 송병하(1646~1697)가 건립한 ‘대전 소대헌ㆍ호연재 고택’(17세기 후반)을 각각 중요민속문화재 제289호와 290호로 지정했다고 26일 밝혔다. 대전 대덕구 송촌동에 소재하는 두 종택은 모두 보물 제209호인 회덕 동춘당을 향하고 있다.
몇 차례 이동 끝에 원래 위치인 대덕구 송촌동에 남겨진 동춘당 종택은 임진왜란 이전 충청지역 살림집의 흔적을 유추해볼 수 있는 희소성과, 상량문(上樑文, 건물을 새로 짓거나 고쳐 지은 내력 등을 적은 글) 기록 등을 통해 그 변천 과정을 명확히 알 수 있는 역사적 가치가 있다. 또 불천위(不遷位, 큰 공훈이 있거나 도덕성과 학문이 높아 4대가 지나도 신주를 묻지 않고 사당에 영구히 두며 제사를 지내는 것) 제사와 기타 재례가 아직도 그대로 전승되고 있으며, 조선 중기부터 근대에 이르는 집안 생활사와 지역 향촌 사회 변화를 보여주는 방대한 고문서 등이 소장돼 있다.
함께 지정된 ‘대전 소대헌ㆍ호연재 고택’은 송준길 둘째 손자인 송병하(1646~1697)가 현재 대덕구 법동에 건립했다가 송촌동으로 옮겨졌다. 큰집 격인 동춘당 종택과 같이 송준길 가문으로 조선 중기의 원형을 비교적 잘 갖추고 있다. 또 대전 지역 살림집이 거의 남아있지 않은 상황에서 지역적 특색을 보여주는 몇 안 되는 곳 중 하나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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