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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시장 황당한 방한... 서울行 비행기서 직무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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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시장 황당한 방한... 서울行 비행기서 직무정지

입력
2016.08.26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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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비용 등 자금 오용 혐의

서울시장과 면담ㆍ만찬 취소

지난달 태국 방콕을 방문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수쿰판 버리팟 방콕 시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서울시 제공
지난달 태국 방콕을 방문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수쿰판 버리팟 방콕 시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서울시 제공

태국 방콕시 시장이 시를 대표해 공식 업무 수행 차 서울을 찾았지만 본국의 직무정지 조치로 일정을 소화할 수 없게 된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서울시는 26일 이날로 예정했던 박원순 서울시장과 수쿰판 버리팟 방콕시장의 면담과 환영만찬을 전격 취소했다. 수쿰판 시장이 전날 직무정지 통보를 받아 공식 업무 수행 자격을 상실한 데 따른 것이다. 수쿰판 시장은 서울과 방콕의 자매결연 10주년을 기념하는 ‘방콕의 날’ 참석을 위해 서울을 찾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직원들이 수쿰판 시장을 마중하려고 인천공항에 나갔다가 방콕시 관계자에게 ‘수쿰판 시장이 직무정지를 당해 행사 참석이 어렵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방콕시장은 25일 비행기 탑승 후 직무정지 명령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수쿰판 시장의 직무가 정지됨에 따라 서울시는 박원순 시장과의 면담 등 수쿰판 시장이 참석할 예정이던 일부 행사를 취소했다. 다만 시는 27∼28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리는 ‘방콕의 날’ 행사는 그대로 진행한다. 이 자리에는 수쿰판 시장 대신 방문단 서열2위에 해당하는 인사가 참석한다.

방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쁘라윳 찬-오차 태국 총리는 최고 군정기구인 국가평화질서회의(NCPO) 의장 자격으로 특별보안조치에 해당하는 임시헌법 44조를 발동해 수쿰판 시장의 직무를 정지시켰다.

수쿰판 시장은 예산 3,950만바트(약 13억원)가 투입된 신년 ‘빛 축제’를 비롯해 1,650만바트(약 5억3,000만원)가 소요된 사무실 개조 공사, 2,290만바트(약 7억원)가 투입된 폐쇄회로(CC)TV 교체 사업 등의 자금 오용 혐의로 수사 선상에 올라 있다. 이에 대해 수쿰판 시장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수쿰판 시장은 푸미폰 아둔야뎃 태국 국왕의 먼 친척으로 왕족 출신이다. 영국 옥스포드 대을 나와 미국 조지타운대에서 국제관계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태국 최고 대학인 쭐라롱껀대에서 정치학 강의를 했고 1996년 방콕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2009년 민주당 소속으로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시장이 됐고 2013년 재선에 성공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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