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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설동호 교육감과 대전 교육 '흑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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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설동호 교육감과 대전 교육 '흑역사'

입력
2016.08.2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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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망이다”

지난 24일 예정됐던 예지재단 청문회 무산 소식을 듣자마자 대전지역 한 오피니언 리더의 입에서 나온 첫 마디 말이었다. 그의 이 한 마디는 대전예지중ㆍ고 학사 파행에 국한된 게 아닌, 대전교육의 총체적 난맥상에 대한 ‘촌철살인’으로 읽혔다.

시교육청은 앞서 학교법인 대성학원과 대신학원 채용비리 사태를 늑장 대처했다가 뭇매를 맞았다. 대전봉산초 불량급식 사태는 학생과 학부모의 민원을 1년 넘게 방관하다시피해 후유증을 키웠다. 뒷북 감사조차 식자재 납품비리 의혹 등을 밝혀내지 못하고, ‘주요인은 영양사와 조리원 간 갈등’이라는 어이없는 결론을 내놨다. 국제중ㆍ고 설립 현안은 수년 간 갈팡질팡하더니 개교 시기를 2015년에서 2019년으로 미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대전 교육에 대한 비판은 이제 분노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하지만 설동호 교육감은 이해하기 어려운 언행을 보이고 있다. 거짓말과 막말도 서슴지 않는 이중적 모습을 적잖이 드러내고 있다. 설 교육감은 박규선 전 예지중ㆍ고 교장 겸 이사장과의 유착설이 불거지자 그를 모른다고 시치미를 뗐다. 하지만 자신의 당선 축하파티 등 수없이 교류한 사실이 들통나자 뒤늦게 만난 적은 있다고 말을 바꿨다. 학생들과 면담자리에선 “학생은 공부나 하라”고 되레 신경질 섞인 으름장을 늘어놓았다. 설 교육감은 예지중ㆍ고 학생들의 폭염 속 천막수업 현장을 끝내 외면했다. 학교에서, 교육청 앞에서 학생들이 목 놓아 울다 응급실까지 실려갔지만 그의 모습은커녕 어떤 위로도 없었다.

설 교육감의 이런 행태는 시교육청의 행정에 고스란히 녹아 들었다. 대전시의회 특위에 청문주재자의 의견을 허위 보고했다가 들통 난 것이다.

이쯤 되면 2016년은 대전교육의 ‘흑역사’로 기록될 만 하다. 교육당국이 아무리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라고 말해도 ‘유체이탈 화법’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교육의 중심에 있어야 할 학생을 주변화하고, 자신들의 입지 간수에나 연연하고 있다는 비판이 무성하다. 설 교육감과 시교육청은 지금이라도 ‘복지부동과 의지박약에 함몰됐다’는 안팎의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신음하는 대전교육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 이는 대단히 어렵고 특별한 바람이 아니다. 교육감으로서, 또 교육행정기관으로서 가장 기본적이고 당연한 책무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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