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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음악에 모두 일어나 춤출 날이 곧 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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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음악에 모두 일어나 춤출 날이 곧 오겠지요"

입력
2016.08.25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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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의 한 연습실에서 만난 국내 유일의 여성 아프로큐반 라틴밴드 ‘큐바니즘’ 맴버들은 다음달 30일 첫 단독콘서트를 앞두고 있다. 왼쪽부터 김은경(피아노), 선란희(기타), 전유진(퍼커션), 김민정(보컬), 한송이(드럼), 김다희(키보드), 심재영(베이스). 최재명 인턴기자
서울 마포구의 한 연습실에서 만난 국내 유일의 여성 아프로큐반 라틴밴드 ‘큐바니즘’ 맴버들은 다음달 30일 첫 단독콘서트를 앞두고 있다. 왼쪽부터 김은경(피아노), 선란희(기타), 전유진(퍼커션), 김민정(보컬), 한송이(드럼), 김다희(키보드), 심재영(베이스). 최재명 인턴기자

“라틴음악을 사랑하는 여자 일곱 명이요.”

여성밴드라고만 해도 흥행 가능성에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는데, 게다가 ‘아프로큐반’(Afro-Cuban) 음악을 한단다. 이런 걱정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이들 ‘큐바니즘’ 밴드는 격정적인 리듬과 허스키한 목소리로 ‘Vamos a bailar’(다함께 춤을ㆍ2015)를 선보였다.

최근 서울 마포구 홍익대 부근 연습실에서 만난 큐바니즘의 리더 한송이(30ㆍ드럼)씨는 연주가 끝난 후 드럼 스틱을 내려놓고 이렇게 묻는다. “대중한테 쉽게 다가가려고 노력했는데 아직 많이 어렵나요?”

2011년 결성된 큐바니즘은 국내 유일의 여성 아프로큐반 라틴밴드다. 제국주의 시절 스페인의 음악과 노예로 끌려 온 아프리카인들의 리듬이 합쳐진 음악이 아프로큐반이다. 라틴음악 특유의 강렬한 리듬이 돋보이지만 국내에선 아직 생소한 장르다. 큐바니즘을 처음 기획한 전유진(25ㆍ퍼커션)씨는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이 신이 나서 박수를 치려다가도 어디서 쳐야 할 지 몰라 양손을 들고만 있을 때가 많다”며 웃었다.

하지만 한 번 빠지면 그 흥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게 멤버들의 설명이다.

학창시절 내내 록 밴드 활동을 했다는 심재영(26ㆍ베이스)씨는 “늘 카리스마를 의식적으로 보여줘야 했던 록 무대와 달리 라틴음악을 연주하면서부터 신나서 놀고 있는 나 자신이 느꺼졌다”며 라틴음악에 매료된 이유를 설명했다.

‘큐바니즘’의 보컬 김민정이 첫 번째 싱글앨범에 수록됐던 ‘Vamos a bailar’(다함께 춤을)를 부르고 있다. 최재명 인턴기자
‘큐바니즘’의 보컬 김민정이 첫 번째 싱글앨범에 수록됐던 ‘Vamos a bailar’(다함께 춤을)를 부르고 있다. 최재명 인턴기자

지난 4월 ‘정열의 라틴녀’란 닉네임으로 MBC ‘듀엣가요제’에 출연해 우승을 차지했던 김민정(26ㆍ보컬)씨 역시 큐바니즘 합류 전까지 R&B발라드에 푹 빠진 가수지망생이었다. 김씨는 “스페인 원곡을 한국말 독음으로 일일이 풀어서 박자를 익히고 원곡 가수의 영상을 보고 입 모양을 따라 하면서 연습했다”며 고충을 전했다.

지난해 첫 번째 싱글앨범에 이어 지난 8일 ‘집에 가지마’ 등 4곡이 담긴 미니앨범 ‘HOLA’(올라)를 발표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지만 ‘낯선 음악’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크다. 국내에서 활동 중인 아프로큐반 라틴밴드는 현재 2, 3팀이 고작이다. 큐바니즘 멤버들의 표현대로 “멸종위기 상황”이다. 그럼에도 “돈은 (악기 레슨 등으로) 각자 알아서 벌자”는 말을 농담으로 주고받으며 공연 연습에 매진한다. 여성밴드가, 그것도 비주류 음악을 하는 밴드가 잘 되면 얼마나 잘되겠냐는 혹평을 반드시 넘어서겠다는 포부가 당차다.

“라틴음악에 모두 춤출 날,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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