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군 기장-현대차 드림볼 파크서 3일부터 11일까지
12개국 300여명 참가… 국내 여자야구 저변확산 기대
세계 최고 여자 야구팀을 가리는 ‘제7회 세계여자야구월드컵’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내달 3일 부산 기장군에서 성대한 막을 올린다.
특히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으로 증폭된 스포츠 열기가 사실상 불모지인 국내 여자야구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질 지도 주목된다.
이번 대회는 지난 대회 우승팀인 일본을 비롯해 12개국 300여명의 선수들이 참가, 내달 3일부터 11일까지 부산 기장군 기장-현대차 드림볼파크에서 열린다.
12개 참가국은 4개팀씩 각각 A~C조로 나눠 경기를 치르고 조별 상위 2개팀은 슈퍼라운드로, 하위 2개팀은 순위결정전을 갖는다. 대한민국 여자 야구팀은 베네수엘라, 쿠바, 파키스탄과 함께 A조에 편성됐다.
우리나라 대표팀은 이광환 감독의 지휘 하에 김라경(17ㆍ서울 후라), 곽대이(32ㆍ양구 블랙펄스), 배유가(28) 등 20명의 선수로 진용을 꾸렸다.
선수진 가운데 17세 고교생인 김라경은 최고 구속이 110㎞에 육박해 눈길을 끈다. 세계 최고 구속이 120㎞인 점을 감안할 때 좋은 성적을 기대케 하는 부분이다. 그는 한화이글스 소속 김병근 투수와 함께 국내 최초의 ‘야구 남매’ 타이틀도 갖고 있다.
주장인 곽대이는 강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한 대표팀의 맏언니다. 그는 평소 “야구가 내 삶의 1순위”라고 할 정도로 뜨거운 열정을 자랑한다. 또 재일교포 출신으로 2014년 귀화한 배유가는 투타(투구와 타격)가 모두 좋은 대표팀의 에이스다.
국내 여자야구는 최고 인기 종목인 남자야구와 달리 사람들의 관심이 덜한 것이 사실. 현재 여자야구협회 등록 선수는 800여명이고 등록 팀(동호회 포함)도 46개에 불과하지만 열정만큼은 여느 스포츠 종목과 다르지 않다. 지금까지 두 차례 세계여자야구월드컵에 참가해 8개팀 중 6위(2008년), 10개팀 중 8위(2010년)의 성적을 냈지만 이번에는 주최국으로서 더 나은 성적을 거두겠다는 각오다.
이번 대회 강호로 꼽히는 일본과 미국은 우리나라와 다른 조인 B조와 C조에서 경기를 치른다. 일본은 캐나다, 네덜란드, 인도와 함께 B조, 미국은 호주, 대만, 홍콩과 함께 C조에 속했다. 일본은 현재 여자야구 세계랭킹 1위이자 4회 연속 대회 우승팀이다. 2004년, 2006년 대회 우승팀인 미국은 최근 일본에 밀려 고전하고 있지만 전통의 강자다.
이번 대회는 기장-현대차 드림볼 파크에서 치러진다. 2014년 KBO가 추진한 ‘한국야구 명예의 전당’ 유치 공모에 기장군이 선정되며 본격 추진, 공사비 200억원이 투입됐다. 이 구장은 최상의 입지여건을 활용해 여자야구, 사회인, 실업, 리틀ㆍ유소년 야구 등 국내 야구의 저변 확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정진구 한국여자야구연맹 회장은 “이번 대회를 통해 여자야구의 저변을 확대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향후 여자야구도 여자축구처럼 올림픽 정식종목에 채택될 수 있고, 충분한 경험을 쌓으면 국제무대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치섭 기자 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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