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 창업주 고(故) 이임용 회장의 차명 상속재산을 나눠달라며 누나와 조카, 이복형 등에게서 줄소송을 당한 셋째 아들 이호진(54) 전 회장이 1심에서 모두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부장 김정운)는 25일 이 전 회장의 조카 원준(38)씨 등 4명이 이 전 회장을 상대로 낸 주식인도 등 청구소송을 각하했다. 각하는 원고 자격 미달 등 소송 요건을 갖추지 못해서 소송 내용 심리 없이 소송을 끝내는 결정이다. 이 전 회장의 이복형인 이유진(56)씨가 같은 취지로 낸 별도 소송 역시 각하됐다. 이원준씨 등 4명은 각자 몫으로 태광산업 보통주 각 1,027주와 태한화섬 보통주 각 298주, 4,000만원씩을, 이유진씨는 두 회사 주식 총 603주를 달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 전 회장이 1999년부터 차명주식을 배타적으로 점유해 공동상속인들의 상속권을 침해했다고 볼 수 있는데, 소송은 10년이 지나 제기됐다”며 각하 이유를 밝혔다. 상속회복을 청구할 권리행사 기간이 지났다는 것이다. 현행법상 상속권 침해를 안 날로부터 3년, 침해가 있었던 날로부터 10년 이내에 소송을 걸어야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
같은 법원 민사합의21부(부장 김영학)도 이날 이임용 회장의 둘째 딸 재훈(60)씨가 남동생인 이 전 회장을 상대로 낸 주식인도 청구소송을 같은 이유로 각하했다. 재훈씨는 태광산업 주식 1만7,153주와 대한화섬 주식 4,882주, 78억6,000여만원을 돌려달라며 2012년 말 이유진씨에 이어 두 번째로 소송을 냈었다. 재훈씨는 “이 전 회장이 검찰 수사를 받고 영장실질심사를 앞둔 2011년 1월 피해액 변제를 위해 자신의 명의로 빌린 돈이 77억6,000만원에 이른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그렇게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봤다.
이 전 회장은 2011년 횡령과 배임 등 혐의로 구속 기소돼 1ㆍ2심에서 징역 4년 6월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가 이듬해 6월 암 투병을 이유로 보석으로 풀려나 대법원 판단을 앞두고 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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