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예약 완료… 연말까지 40만
세월호ㆍ메르스로 2년간 빈사지경
경북 울릉도 관광객이 크게 늘고 있다. 울릉도는 2014년 세월호 참사, 지난해 메르스 사태로 2년 연속 관광객이 급감해 고사직전까지 몰렸다. 올해는 전국민을 지치게 한 폭염과 무더위가 아이러니하게 시원한 울릉도를 찾게 했고, 선박 결항률마저 낮추는 등 ‘구원투수’로 부상한 때문이다.
25일 울릉군에 따르면 올 들어 7월 말까지 울릉도를 찾은 관광객 수는 21만4,786명으로, 역대 최대 관광객을 기록한 지난 2013년 1~7월 25만571명과 비슷한 수준으로 집계됐다.
<표>울릉군 관광객 현황 (단위: 명)
울릉도 관광객은 2011년 35만1,370명 2012년 37만5,177명 2013년 41만5,180명으로 해마다 2만~3만 명 이상 증가했으나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로 26만7,010명으로 급감했다. 지난해는 메르스 사태로 국민들이 이동을 자제하면서 28만8,547명에 불과했다. 울릉경제는 파탄지경으로 내몰렸고, 관광업계는 물론 지역 주민들까지 나서 정부에 지원 대책을 호소할 정도였다.
올해는 예년보다 무더운 날씨도 울릉도 관광특수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폭염과 가뭄으로 선박 결항이 거의 없는 덕에 올 7월 한 달간 울릉 관광객 수는 4만2,830명으로 역대 7월 관광객 수로는 최다를 기록한 지난 2013년 4만2,899명 다음으로 많았다.
대저해운 김대연 영업부장은 “7월에는 선박 결항이 단 이틀에 불과했고 8월 들어 지금까지는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운항할 정도로 날씨가 좋았다”며 “폭염과 가뭄이 여객선 운항에는 최상의 기상여건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관광객이 급증하자 그동안 실의에 빠졌던 울릉주민들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활짝 폈다. 더구나 올 9월은 추석 연휴 기간까지 길어 일찌감치 숙박업소 예약이 마무리된 상황이다.
모텔을 운영하는 양모씨(51ㆍ울릉 울릉읍 도동리)는 “여행사들이 집 골방이라도 달라고 사정할 정도”라며 “관광객이 많이 몰린 2013년에도 추석 연휴에는 손님이 많지 않았는데 올해는 여름휴가 시즌 이상으로 많다”고 말했다.
울릉군은 올해 관광객 수가 지난 2013년 수준으로 회복됨에 따라 연말까지 40만 명 이상이 발걸음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수일 울릉군수는 “모처럼 관광객이 몰려 그 동안 시름에 빠졌던 울릉군 주민 전체가 반색하고 있다”며 “울릉도를 찾는 많은 관광객들이 여행에 불편함이 없도록 관광시설 정비와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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