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내달 9일 원서 접수 시작
현대차, 오늘부터 채용박람회
“스펙 파괴” SK는 채용 늘려
LG, 3개 계열사 중복지원 가능
30일 현대자동차그룹의 원서 접수를 시작으로 주요 대기업의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가 시작된다. 채용 규모는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학력보다 직무에 적합한 자격과 능력을 갖췄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 좋다고 구직자들에게 조언했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다음달 9~20일 대졸 신입사원 공채 원서 접수를 실시한다. 계열사 중 한 곳만 지원 가능하다. 서류 전형에 해당하는 직무적합성 평가를 통과하면 10월16일 삼성직무적성검사(GSAT)에 응시할 수 있다. 지원자가 어떤 직무 역량을 갖췄는지 판단한다. 삼성전자 지원자 중 소프트웨어개발인력(S직군)은 GSAT 대신 ‘SW 역량테스트’를 치른다. GSAT를 통과하면 실무 면접, 창의성 면접, 임원 면접을 거친다. 창의성 면접은 주어진 주제를 지원자가 40분간 검토해 10~15분간 발표한 뒤 면접 담당자와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삼성은 정확한 채용 규모를 밝히지 않았지만 1만4,000여명을 채용한 것으로 알려진 지난해보다는 선발 인원이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는 30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개발ㆍ플랜트ㆍ전략지원 분야의 하반기 신입사원과 동계 인턴을 모집한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25,26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채용박람회를 연다. 현대차 입사를 희망하는 구직자들은 토크 콘서트 형식의 ‘채용 토크’ 프로그램을 통해 현대차 인재채용팀 직원들로부터 효과적인 ‘채용 팁’을 얻을 수 있다. 또 ‘자기 PR 프로그램’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구직자들은 서류전형도 면제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채용박람회는 구직자들에게 단순히 채용 정보를 제공하는 행사가 아니라 현대차의 비전과 가치를 지원자들과 공유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올해 1만명의 채용 계획을 밝혔던 현대차그룹은 상반기 13개 계열사에서 3,000여명을 선발한 만큼 하반기 채용 규모는 7,000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SK그룹과 LG그룹은 다음달 1일부터 원서 접수를 실시한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채용 인원을 줄이고 있는 반면 SK그룹은 오히려 신입을 늘릴 예정이다. 하반기 1,000명 안팎을 채용할 것으로 보인다. SK의 신입사원 채용 특징은 ‘스펙 파괴’로 요약된다. 입사지원서에 외국어 성적, 정보기술(IT) 활용능력, 해외 연수 경험, 수상 경력 등을 기재하지 않아도 된다. SK는 서울, 부산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채용 담당자와 선배 합격자들이 채용 정보를 알려주는 ‘탤런트 페스티벌’을 진행할 예정이다. 서류 접수 후 필기시험(10월), 면접(11월) 등을 거쳐 12월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LG그룹은 하반기 공채에서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 12개 계열사가 대졸 신입사원을 선발한다. 최대 3개 계열사까지 중복 지원할 수 있다. 10월8일 그룹 공통 인ㆍ적성 검사를 치르고, 최종 합격자는 연말 발표된다. LG전자 인사담당자는 “정형화한 형식에 과장된 내용의 자기소개서가 많은데 본인의 이야기를 담백하게 작성하는 것이 좋다”며 “자신의 비전을 최근 회사의 주요 사업방향과 연관시켜 진솔하게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날 대한상공회의소와 고용노동부가 518개 기업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기업 채용관행 실태’에 따르면 기업들이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항목은 직무와 연관된 자격(54.9%), 학력(34.8%), 인턴경력(28.0%) 등의 순이었다.
박종갑 대한상공회의소 공공사업본부장은 “스펙이 아닌 직무능력으로 직원을 선발한 기업에선 신입 직원의 업무성과 향상이 두드러졌고, 채용 후 조기 이직률도 낮아지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manbok@hankookilbo.com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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