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ㆍ넓은 공간ㆍ합리적 가격
준중형 세단 대체재로 급성장
국내외社 신형 모델 잇따라 선봬
차종 없는 현대차도 출시 검토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며 ‘생애 첫차’(엔트리카)의 대명사인 소형 승용차의 지위를 위협하고 있다. 성능과 가격에서 이미 합격점을 받은 기존 모델들에 신차까지 가세하며 국내 소형 SUV 시장의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2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소형 SUV 시장은 2013년 2월 한국지엠(GM)이 1.4 가솔린 터보 엔진을 장착한 ‘트랙스’를 출시하며 본격 개막됐다. 이후 불과 3년 만에 성장세가 가장 높은 차종으로 부상했다. 승용차 보다 나은 안전성과 넓은 적재공간, 여성들도 편하게 운전할 수 있다는 장점에 2,000만원 안팎의 합리적인 가격대가 인기 비결이다. 고객들 반응이 좋자 메르세데스-벤츠 ‘더 GLA’, 렉서스 ‘NX200t’, 닛산 ‘주크’, 푸조 ‘2008’, BMW ‘X1’ 등 수입차도 줄줄이 소형 SUV를 쏟아내며 시장을 키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준중형 세단이 독점했던 엔트리카 시장을 최근 소형 SUV가 빠르게 대체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업체들은 너도나도 소형 SUV 모델을 내 놓고 있다. 한불모터스는 지난 23일 시트로엥의 도심형 SUV ‘C4 칵투스’를 출시했다. 톡톡 튀는 외관과 실용성이 강점인 이 차는 문과 앞뒤 범퍼에 덧댄 ‘에어범프’가 눈길을 끌고 있다. 세계 최초로 천장에 설치한 조수석 에어백, 버튼식 변속기 ‘이지 푸시’도 독특하다. 기아차도 박스카 ‘더 뉴 쏘울’로 소형 SUV 시장 공략에 나섰다. 뉴 쏘울 1.6 디젤 모델은 출력이 136마력으로 늘었고, 연비도 15.2㎞/ℓ로 향상됐다. 기아차는 지난 4월 국산 최초 하이브리드 SUV ‘니로’를 출시한 바 있어 소형 SUV 차종이 2개로 늘었다.
앞서 혼다는 실내 공간 활용성을 높인 ‘HR-V’를 앞세워 국내 소형 SUV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FCA도 디젤과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올 뉴 피아트 500X’를 내놓았다. FCA는 지난해 출시한 ‘지프 레니게이드’까지 2종류의 소형 SUV를 판매하고 있다. 아우디도 지난 5월 디자인과 동력 성능을 높인 ‘뉴 아우디 Q3’를 출시했다.
지난해 4만5,000대가 팔리며 최강 소형 SUV로 부상한 쌍용자동차 티볼리는 올해는 적재 용량을 늘리고, 사륜구동이 가능한 ‘티볼리 에어’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티볼리 에어 가세로 올 들어 7월까지 티볼리 전체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43.7%가 늘었다.
티볼리의 경쟁자인 르노삼성자동차 ‘QM3’는 출시 3년이 되며 파괴력이 전만 못하지만 칸느 블루 등 독특한 색상과 ‘스포츠팩’ 같은 한정판으로 꾸준히 판매량을 이어가고 있다.
소형 SUV의 인기가 높아질수록 해당 차종이 없는 업계 1위 현대자동차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최근 내수시장에서의 부진이 소형 SUV의 부재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차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소형 SUV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며 “인도 시장에서 1위를 달리는 해외 전략형 소형 SUV ‘크레타’의 국내 출시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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