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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 놓고도 저작권 없는 외주제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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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 놓고도 저작권 없는 외주제작사

입력
2016.08.24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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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심재걸] "이러다 방송 산업 전체가 망합니다!"

한국방송영상제작사협회 안인배 회장이 저작권 없는 외주제작사의 현실을 토로했다.

안 회장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방송 콘텐츠산업 성장을 위한 외주제작 현황 및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외주제작사 대신 저작권을 누리는 방송사를 향해 일침을 가했다.

안 회장은 "책방에서 책을 샀다. 그러면 이 책은 내 것이지만 담겨있는 글의 내용은 작가 것"이라며 "우리나라 방송 현실은 내가 만든 프로그램을 방송국에 납품했는데 아이디어까지 방송국이 가져간다. 오랫동안 당연하게 여겨졌는데 분명 잘못된 일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외주 제작사를 살려달라고 구걸하는 게 아니다. 깨끗하고 공정한 게임을 원한다"며 "더이상 도저히 견딜 수 없다. 방송국에 찍혀서 망하나, 발악하면서 망하나 똑같아서 이 자리에 나섰다. 국회에서 해결 못하면 청와대라도 가고 싶은 심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날 배포된 토론회 자료에 따르면 외주(독립) 제작사들은 사전 투자를 통해 프로그램 제작 과정에서 아이템의 기획과 개발 등 주도적으로 제작을 담당했다. 실질적인 창작적 기여도가 상당함에도 방송사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저작권 권리 일체를 방송사에 양도하는 조건으로 계약 체결을 강요해왔다.

안 회장은 "외부 제작사에 저작권의 35%만 줘도 산업 생태계가 건강해진다. 일한 댓가를 달라는 게 그렇게 무리한 요구인가"라고 반문하며 "제작사와 방송사가 상생할 수 있는 부분을 법적으로 고쳐지지 않으면 모두 공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 회장의 쓴소리에 공영ㆍ민영 방송사를 회원으로 설립된 한국방송협회의 민영동 부장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민 부장은 "방송 콘텐츠는 잘하면 많이 벌지만 못하면 망한다. 책임은 고스란히 지상파 방송사가 떠 안고 있다"며 "저작권 역시 판매 성공 여부의 위험 부담을 누가 갖고 있는지에 문제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KBS 조성만 사업국장은 "이제 대형 외주사들이 많아져서 같이 안 갈 수 없는 구조다. 갑질 자체가 불가능해졌다"며 "외주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데 KBS도 시청률 대비 인센티브제를 도입하는 등 상생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심재걸 기자 shim@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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