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박모(43)씨는 지난달부터 지갑을 갖고 다니지 않는다. 신용카드를 쓸 일이 생기면 지갑 대신 스마트폰을 꺼내 모바일 결제를 한다. 박씨는 “스마트폰에 모바일 결제 애플리케이션(앱)을 깔았더니 신용카드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용ㆍ직불카드 대신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결제하거나 송금할 수 있는 ‘모바일 결제 앱’ 사용자가 월간 1,000만명을 넘어섰다. 이미 다섯 명 중 한 명은 모바일 결제 앱을 쓰고 있는 셈이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은 지난 7월 한 달간 모바일 결제 앱을 한 번이라도 사용한 사람 수가 1,069만명으로 집계됐다고 23일 밝혔다. 이는 3월 982만명에서 넉 달 만에 8.9%나 증가한 수치다.
BC카드가 주도하고 있는 모바일결제ISP가 사용자 수 325만명으로 1위를 차지했고, 삼성 페이(294만명), 신한 FAN(256만명), 현대카드(100만명)가 그 뒤를 이었다. 이들 상위 4개 앱 사용자는 784만명으로 전체 모바일 결제 앱 사용자의 73%, 실행 횟수는 3억회로 전체의 61%를 차지했다. 특히 신한 FAN 사용자는 3월 150만명에서 7월 256만명으로 71%나 증가했다. 간편 송금 기능을 갖춘 토스도 같은 기간 37만명에서 78만명으로 크게 늘었다. 또 사용자 당 한 달 실행 횟수가 가장 많은 모바일 결제 앱은 현대카드가 49회로 가장 많았고, 이어 토스(47회)와 삼성페이(44회)의 순이었다.
이처럼 모바일 결제 이용자가 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편리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모바일 결제 앱 업계 관계자는 “앱에 카드만 등록해놓으면 스마트폰으로 결제할 때마다 카드를 일일이 꺼낼 필요가 없고 카드 번호를 입력하지 않아도 된다”며 “앞으로도 모바일 결제 앱 사용자는 계속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 결제 규모는 2013년 1분기 1조1,270억원에서 2014년 1분기 2조8,220억원, 2015년 1분기 5조564억원으로 매년 두 배 가량 증가하고 있다.
업체들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와이즈앱 관계자는 “별도의 앱 없이 결제를 할 수 있는 카카오와 네이버, 포인트와 멤버십에서 간편 결제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는 이동통신사에 최근에는 대형 유통업체들까지 가세해 모바일 결제 시장 경쟁이 점점 가열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 모바일 결제 시장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올해 모바일 결제 시장 규모가 6,200억달러(약 700조원)로, 지난해의 4,500억달러에서 37.8%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2017년에는 7,800억 달러, 2018년에는 9,300억 달러, 2019년에는 1조80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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