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 앞 국회서 토론회 묘한 대조
안 “전대 결론 받아들일 것” 적극 의견 개진
박 “당원들이 잘 판단할 것” 말 아껴
야권 잠룡으로 꼽히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가 더민주 전당대회를 나흘 앞둔 23일 나란히 국회를 찾았다. 최근 당 지도부가 친문 일색으로 꾸려지는 등 문재인 독주체제를 견제하는 성격이 담겼으나 두 지사의 태도가 묘한 대조를 보였다. 당 주류와 가까운 안 지사는 당내 현안에 적극적인 의견을 개진한 반면, 박 시장은 최대한 말을 아꼈다.
안 지사는 이날 오후 2시 헌정기념관에서 충남도 주최로 새 전력수급 체제 모색을 위한 정책 토론회를 개최해 미세먼지 저감 대책 등을 논의했다. 이날 토론회장에 300여명이 넘는 일반 청중들이 모이자 축사에 나선 우상호 원내대표는 “대선 출마 선언 자리 같다”고 안 지사를 치켜세웠다. 안 지사는 새 지도부가 친문 일색으로 꾸려지는 데 대해 “전대에서 결론이 나면 현실로 받아들여 당을 이끌고 나가야 한다”면서도 “저는 친노, 친문 같은 구분법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적극 반박했다.
같은 시각 박 시장은 서울시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용산공원 조성방안 토론회에 참석했다. 박 시장은 “오늘은 용산공원 이슈로 왔다”는 말만 반복하면서 전대 질문에는 답변을 자제했다. ‘친문당’우려에 대한 질문에는 몇 초간 침묵하며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끝내 입을 떼지 않았다. 박 시장은 차기 당 대표 자격을 묻는 질문에도 “당원들이 잘 판단할 것”이라고 짧게 언급했다. 다만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이 영입 러브콜을 보낸 데 대해서는 “제가 언제 한번 따로 식사하며 얘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박 시장이 이날 내놓은 발언 중 가장 긴 답변이었다. 한편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 대표는 박 시장이 주최한 토론회에만 가서 축사를 했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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