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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 악몽’ 되살아나는 충남 서북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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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 악몽’ 되살아나는 충남 서북부

입력
2016.08.2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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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댐 저수량 급감‘주의’단계

하천유지용수 공급 감축 추진

예당ㆍ탑정호 등 저수율도 급감

가을 밭 작물 피해 확산 우려

지난해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낸 보령댐. 충남도 제공
지난해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낸 보령댐. 충남도 제공

지난해 극심한 가뭄으로 물 부족 사태에 직면, 제한급수 등 극심한 고통에 시달렸던 충남 서북부 지역에서 또 다시 ‘가뭄 악몽’이 재연될 조짐이다.

23일 국토교통부와 충남도에 따르면 가뭄으로 충남 서북부 지역 상수원인 보령댐의 저수량이 감소함에 따라 이 댐의 하천유지용수 공급을 줄이기로 했다. 보령댐 저수량이 지난 21일을 깃점으로 용수공급 조정 기준상 ‘주의’ 단계에 진입한 데 따른 것이다.

올해 보령댐 유역 강수량은 예년의 79% 수준이지만 홍수기인 6월 21일 이후 강수량은 57% 수준에 불과하다. 보령댐의 경우 저수량이 5,330만㎥ 이하일 때 주의 단계가 발효되는데 현재 저수량이 4,900만㎥에 불과한 실정이다. 저수율은 41.9%로 예년의 80.4%에 그치고 있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지난 18∼19일 관계기관과 금강 수계 댐ㆍ보 연계운영협의회를 잇달아 열어 보령댐의 하천유지용수 공급량을 줄이기로 의결했다. 국토부는 보령댐의 저수율이 더 줄어 경계 단계에 진입하면 공업용수 공급을 줄이고, 심각 단계에 진입하면 생활용수 공급을 줄일 계획이다. 가뭄이 지난해 수준에 이르면 금강도수로를 통해 금강 물을 끌어올 방침이다.

보령댐의 ‘경계’단계는 저수량 3,170만㎥이며 ‘심각’단계는 1,930만㎥이다.

이에 따라 충남도는 아직까지는 지난해처럼 위급한 상황은 아니지만, 산업시설은 물론 주민들이 물 절약 운동을 실천하도록 홍보 활동을 적극 강화키로했다.

도 관계자는 “지난해처럼 생활용수를 제한할 정도가 되면 금강 물을 도수로에 흘려보낼 것”이라며 “아직 위험하지는 않지만 주의 단계인 만큼 주민들의 절수 생활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도내 주요 저수지인 예당호와 탑정호 등의 저수율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러 비상이다.

한국농어촌공사가 지난 21일 홈페이지에 발표한 예당호와 탑정호의 저수율은 각각 28.8%와 30.2%에 불과, 평년 저수율인 각각 59.0% 및 70.4%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수준이다.

가뭄이 지속될 경우 한창 농업용수 공급이 필요한 가을 밭 작물이나 시설작물 등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특히 장기간 이어진 폭염으로 밭 작물과 시설작물은 햇빛데임, 물마름현상으로 농가에 손실을 안겨주고 있는 상황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다목적댐의 가뭄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생활ㆍ공업용수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할 계획”이라며 “작년과 같은 극심한 가뭄이 올해도 반복될 수 있는 만큼 물 절약 실천에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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