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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공공 건설공사 감리 일감 몰아주기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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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공공 건설공사 감리 일감 몰아주기 의혹

입력
2016.08.2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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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도면도 없이 업체부터 선정

절차 무시하고 끼워넣기식 발주

입찰 전 응모업체에 설계서 안줘

사업수행능력평가도 부실 논란

속 시원한 해명도 못해 불신 키워

광주광역시청사 전경
광주광역시청사 전경

광주시가 대규모 공공건설 공사에 대한 책임감리(시공단계의 감독권한대행 등 건설사업관리)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설계도서도 없는 161억원 규모의 리모델링 등 2개 공사를 감리 대상 사업에 추가로 끼워넣기 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본 및 실시설계를 통해 설계도서가 나온 후 시공사와 감리업체를 선정하는 통상적인 행정절차를 무시한 것으로 광주시의 감리용역 몰아주기 의혹이 일고 있다.

23일 시 등에 따르면 시 종합건설본부는 2014년 12월 24일 적격심사를 통한 일반경쟁입찰로 Y건축사사무소를 광주지식산업센터 신축 공사(공사비 150억원)와 청소년 삶 디자인센터 리모델링 공사(90억원), 평동종합비즈니스센터 신축 공사(71억원)에 대한 통합 책임감리업체로 선정했다. 계약금액은 13억9,000여만원이다. 광주지식산업센터 공사는 지난 6월 초 마무리됐고, 청소년 삶 디자인센터 리모델링 공사와 평동종합비즈니스센터 신축 공사는 이달과 내년 2월 중으로 각각 완공될 예정이다.

그러나 시가 감리용역 발주 당시 청소년 삶 디자인센터 리모델링 공사와 평동종합비즈니스센터 신축 공사의 경우 입찰에 필요한 기본적인 설계도서도 제공하지 않고 입찰을 실시했다. 실제 시가 이들 2개 공사에 대한 실시설계를 납품 받은 것은 책임감리업체를 선정한 지 거의 1년이 지난 지난해 11월 13일과 12월 27일이었다.

공공건설 공사는 통상 발주기관이 실시설계가 완료된 단계에서 완성된 설계도면과 시방서, 내역서 등을 바탕으로 총 공사비를 산출하고 이를 근거로 예상 감리비용 등을 뽑아 감리용역을 발주하는데, 시는 이 같은 절차를 무시했다. 시가 정상적으로 실시설계 납품을 받은 뒤 감리업체 선정 절차를 밟은 광주지식산업센터 신축 공사에 나머지 2개 공사를 끼워 넣는 방식으로 책임감리용역을 통합해 발주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시는 감리용역 입찰대상업체 선정을 위한 사업수행능력평가(PQ)서류 제출 안내 공고문을 통해 입찰 전 설계서를 완전히 숙지하도록 해놓고도 정작 응모업체들에겐 청소년 삶 디자인센터 리모델링 공사 등 2개 공사에 대한 설계서는 제공하지도 않았다. PQ평가 시 각 업체 참여기술자들의 설계서 및 과업설명서 숙지 상태는 평가 대상에 포함된다.

하지만 시는 설계서도 제공하지 않고 PQ를 실시해 가격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4개 업체를 선정했다. 이 때문에 시의 PQ도 부실하게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시는 “용역업체 선정은 공정한 평가를 통해 이뤄졌다”고 했지만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석연찮은 구석이 많다. 실제 시는 지난해 12월 초 PQ 평가에 앞서 응모업체들과 진행된 용역 관련 질의 및 회신 과정에서 일부 업체가 “설계도면을 봐야 답변할 수 있는 사항은 면접 때 질문에 포함되지 않느냐. 또 질문은 업체별 개별질문이냐, 업체 전체 공통질문이냐”고 묻자, “청소년 삶 디자인센터 등 2개 공사는 설계용역 추진 중”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시는 설계도서 없이 청소년 삶 디자인센터 리모델링 공사 등에 대한 책임감리 용역을 발주한 데 대해서도 속 시원한 답변을 내놓지 못해 불신을 키우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광주지식산업센터 신축 공사와 청소년 삶 디자인센터 리모델링 공사 등이 서로 공사착공 예정시기가 비슷해 예산절감 차원에서 책임감리용역을 통합해 발주했는데, 청소년 삶 디자인센터 리모델링 공사 등의 경우 사업계획에 대한 보완 등으로 사업 추진이 늦어지면서 설계서가 늦게 납품됐다”고 해명했다.

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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