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최측근 황각규 사장
25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의 최측근 황각규(62)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이 검찰에 피의자로 출석해 조사를 받는다. 검찰이 롯데그룹에 대해 전방위 수사에 나선 지 두 달 여 만에 비리 의혹의 심장부에 칼을 겨누는 모양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 조재빈)는 25일 오전 황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고 23일 밝혔다. 황 사장은 이인원(69) 롯데그룹 정책본부장(부회장)과 함께 신 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호남석유화학에 입사한 황 사장은 신 회장이 1990년 이 회사에서 경영자 수업을 받을 때 신임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롯데그룹의 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에서 주로 근무하다 2014년부터 운영실장을 맡아 그룹 경영 전반에 관여했다.
특히 황 사장은 대규모 인수ㆍ합병(M&A)을 통해 그룹 규모를 키우는 데에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쇼핑홀딩스는 2010년 7월 수백억원대 부채에 시달리던 중국 홈쇼핑업체 ‘러키파이’를 웃돈까지 얹어 1,900억여원을 들여 인수했다. 같은 해 롯데칠성음료가 ‘처음처럼’ 소주를 생산하는 두산주류BG를 5,030억원에 인수했고, 롯데면세점은 AK면세점을 2,080억원에 사들였다. 최근 11년간 롯데는 36개 업체, 14조원대 규모의 M&A를 성사시켰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계열사 간 부당거래가 이뤄지고, 신 회장 등 총수 일가의 비자금이 조성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황 사장을 상대로 배임과 탈세, 비자금 조성 등 의혹에 대해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신격호(94) 총괄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일부를 사실혼 배우자 서미경(56)씨 모녀에게 넘기는 과정에서 6,000억원대 탈세를 한 의혹도 조사 대상이다.
검찰은 황 사장을 조사한 뒤 참고인 신분으로 불렀던 소진세(66)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부르고, 이인원 부회장도 출석시켜 조사할 계획이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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