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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러시아 오버하지 마”… 기지 사용 떠벌리자 발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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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러시아 오버하지 마”… 기지 사용 떠벌리자 발끈

입력
2016.08.2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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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시리아 반군 지역인 다마스쿠스 인근 두마에서 한 남성이 공습 피해 현장을 지나가고 있다. 두마(시리아)=로이터 연합뉴스
22일 시리아 반군 지역인 다마스쿠스 인근 두마에서 한 남성이 공습 피해 현장을 지나가고 있다. 두마(시리아)=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가 이란 공군기지를 이용해 시리아 공습 작전을 벌이는 가운데, 이란이 “러시아가 이를 너무 대외에 부각하려 한다”며 발끈하고 나섰다.

호세인 데흐칸 이란 국방장관은 22일(현지시간) “러시아는 자신들이 ‘절대 강자(Super power)’라고 외부에 보여주려 하는 것 같다”며 “러시아가 이란 공군기지 이용 사실을 공개한 것은 보여주기 식의 비신사적인 행위”라고 비판했다. 러시아가 영향력 있는 초강대국이며, 전 세계 안보문제에 개입하고 있다는 사실을 대외적으로 과시하려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특권(이란 공군기지 사용)에 대해 너무 오만한 자세를 보인다”며 “이는 신뢰에 대한 배신행위”라고 말했다.

양국 관계에 균열이 생긴 것은 지난 16일 러시아 폭격기가 시리아 공습을 위해 이란 서부 하메단 공군기지에서 발진한 것을 놓고 러시아가 이를 대대적으로 선전하면서부터다. 이를 놓고 이란은 “테러에 맞서기 위해 러시아와 군사시설을 공유한 것뿐”이라며 의미를 애써 축소했다.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란의 입장이 난처해졌기 때문이다. 안보리결의안 22311호에 따르면 안보리 승인 없이 이란에 군 장비 제공ㆍ판매ㆍ이전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러시아 국방부는 “시리아를 공습하는 폭격기가 이란 하메단 공군기지를 이용했다”고 다시 한 번 구체적으로 발표했고 결국 이란은 이를 인정하면서 “다만 러시아군이 이란에 주둔하는 게 아니라 급유와 폭탄 장전을 위한 것이었다”며 물러섰다. 러시아 폭격기는 16~18일 세 차례 이란 공군기지에서 이륙해 시리아를 공습했다.

한편, 이란 외무부는 22일 “대테러 작전을 위해 러시아가 이란 공군기지를 임시 사용했으나 이제 종료됐다”며 또 한 번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이란엔 러시아 군기지도 없고 주둔하지도 않는다”며 “러시아의 일시적인 임무가 끝났다”고 강조했다. 빅터 미진 모스크바주립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이란이 러시아에 자국 공군 기지를 ‘임시’로 내 줬다 하더라도 너무 짧은 기간만 허용했다”면서 이란이 러시아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여과 없이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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