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가 지난 20일(현지시간) 54명이 희생된 결혼식장 자살폭탄 테러의 배후로 이슬람국가(IS)를 지목한 후 국내외에서 이들에 대한 본격적인 ‘소탕전’을 다짐했다. 22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메블류트 차부숄루 터키 외교부 장관은 터키와 시리아 접경지대에서 주로 활동하는 IS를 완전히 소탕하기 위한 작전에 돌입할 것이며 이에 필요한 모든 지원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차부숄루 장관은 이어 “우리 국경에서 다에시(IS)를 몰아내는 데 집중할 것이며 어떤 지원이 필요하든지 제공하는 게 당연하다”라며 IS장악지역 탈환을 위해 시리아 반군과 협력할 수 있음을 드러냈다.
터키 외교장관의 강경발언 직후 실제 터키 정부군과 터키가 지원하는 시리아 반군은 22일 터키 국경 인근 시리아 자라불루스, 만비지를 향해 포격을 가했다. 영국 BBC는 터키의 IS 소탕전이 시작됐다고 보도하면서 “시리아 국경지역에서 진격을 기다리는 시리아 반군이 1,500여명에 달한다”라며 “이 같은 공격은 결혼식장 테러에 대한 보복이다”고 전했다. 휴리예트 등 터키 현지 매체들은 지상군을 지원하는 터키군 탱크 10대 가량이 시리아 자라불루스 국경에서 불과 4㎞가량 떨어진 곳에서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터키가 IS공격과 더불어 쿠르드계 민병대를 소탕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진단했다. 로이터통신은 “자유시리아군(FSA)에 동참해 IS와 싸우는 반군이 수일 내 자라불루스에 대한 공격에 나설 것”이라며 “이 같은 움직임은 쿠르드계 민병대가 이곳을 장악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비날리 이을드름 터키 총리는 가지안테프 결혼식장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 범인의 정체에 대해 “아이인지 어른인지 확인되지 않았다”라며 “테러범의 신원을 확증할 단서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는 테러범이 10대 초반의 아이라는 기존의 공식 발표를 뒤집는 것이다. 양홍주기자 yangho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