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국내 중소기업은 수출 실적에서 대기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선전했지만, 대기업과의 임금 격차는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중소기업들의 수출액은 467억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2.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의 총 수출액(2,418억 달러)이 9.9% 줄어든 것에 비하면 상당히 선전한 셈이다. 또, 상반기 수출이 6.8% 감소한 중견기업(438억 달러)이나 무려 12.9% 줄어든 대기업(1,508억 달러)에 비해서도 성과가 나쁘지 않았다. 상반기 전체 수출에서 중소ㆍ중견기업이 차지한 비중도 37.4%로, 지난해(35.3%) 보다 2.1%포인트 상승했다.
중소기업청은 “세계적인 경기 불황과 저유가 속에 수출 부진이 이어졌지만 수출 중소기업은 상반기에만 2,130개나 늘어났다”며 “중소ㆍ중견기업의 수출만 따지면 5월(1.5%), 6월(0.8%) 2개월 연속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기업과 중소기업 근로자 간의 임금 격차는 더욱 커졌다. 올해 상반기 대기업의 월 평균 임금은 515만원으로 중소기업(317만원) 보다 198만원 많았다. 중소기업 근로자의 임금은 대기업의 61.6%에 불과한데, 이는 지난해(62%)보다 더 벌어진 것이다.
우리나라의 대ㆍ중소기업 임금 격차는 선진국과 비교해도 심각하다. 미국은 2013년 기준 중소기업(1~299인) 연봉이 4만287달러로 300인 이상 대기업(5만3,218달러)의 75.7% 수준이었으며, 일본은 2014년 기준 중소기업(10~99인) 연봉이 339만1,200엔으로 1,000인 이상 대기업(465만엔)의 72.9% 수준이었다.
주영섭 중소기업청장은 “우리나라 대기업 연봉이 다른 나라 보다 높아 지속 성장이 가능한 수준으로 임금을 책정해야 한다”며 “대기업이 글로벌 기준에 맞는 임금을 유지하는 동안 중소기업이 급여를 올리면 임금 격차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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