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볼티모어 김현수/사진=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시작은 힘들었지만, 누구보다 단단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 볼티모어 김현수(28)가 대반전의 빅리그 첫 해를 완성하고 있다.
올 시즌에는 역대 가장 많은 한국인 타자들이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섰다. 지난해까지 두산에서 뛰었던 김현수는 FA(프리 에이전트) 자격을 얻어 볼티모어 유니폼을 입었고, 박병호(30·미네소타)와 이대호(34·시애틀)는 각각 포스팅 시스템과 FA로 빅리그 도전에 나섰다. 최지만(25·LA 에인절스)이 미국 진출 6년 만에 처음으로 25인 로스터에 진입하면서 텍사스 추신수(34)와 피츠버그 강정호(29)까지 총 6명의 한국인 타자가 메이저리그 무대에 섰다.
하지만 시즌이 막바지를 향해 가는 지금,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한국인 타자는 김현수 뿐이다. 5월부터 깊은 슬럼프에 빠진 박병호는 지난 달 마이너리그로 강등된 후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최근 부진에 빠진 이대호와 최지만은 트리플A로 내려갔다. 추신수는 손목 골절로 시즌 아웃됐고, 강정호는 지난 21일(이하 한국시간) 어깨 부상으로 15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개막 전만 해도 메이저리그 로스터 진입도 불확실하던 김현수가 만들어낸 대반전이다. 김현수는 시범경기에서 17경기에 나와 타율 0.178, 2타점 1볼넷 6삼진으로 고전했다. 출루율도 0.224에 그쳤다. 구단은 계속해서 김현수를 압박했지만, 김현수는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행사하며 버텼다. 홈 개막전에는 볼티모어 팬들이 김현수에게 야유를 퍼부었을 만큼 그의 입지는 불안했다.
하지만 김현수는 무너지지 않았다. 그는 올 시즌 66경기에 나와 타율 0.321, 4홈런 14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인 타자들 중 가장 타율이 높다.
제한된 기회 속에서도 실력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4월 6경기에 출장에 그쳤지만 15타수 9안타를 기록하면서 스스로 기회를 만들었다. 5월에는 출전 경기 수가 12경기로 늘었고, 6월에는 20경기를 뛰었다. 지난달 중순에는 가벼운 햄스트링 통증으로 15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랐지만, 구단은 부상자 등재를 최대한 미루고 상태를 꾸준히 지켜보는 등 그의 달라진 입지를 보여줬다.
반짝이 아닌 꾸준한 활약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는 더욱 단단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새로운 리그에서 낯선 투수들을 상대하면서도 깊은 슬럼프에 빠지지 않는다는 점은 그의 가장 큰 장점이다. 최근 7경기에서는 타율 0.360(25타수 9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한편, 23일 워싱턴과의 경기에 2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장해 3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볼티모어는 4-3으로 이겨 3연패를 탈출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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