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두산 김재환(왼쪽)-SK 최정. /사진=한국스포츠경제 DB
[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올해 박병호(30ㆍ미네소타)가 떠난 홈런왕 자리는 에릭 테임즈(30ㆍNC)가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 47개의 대포를 쏘아 올린 테임즈는 올해도 어김없이 리그 최고의 폭발력을 뽐내고 있다. 22일 현재 홈런은 36개로 부문 선두다.
테임즈의 독주로 싱거울 뻔했던 홈런 레이스는 토종 거포들의 불 붙은 자존심 대결로 관심을 끈다. 두산 김재환(28)이 31개로 전체 2위, 토종 1위에 이름을 올린 가운데 SK 최정(29)이 30개로 뒤를 바짝 따르고 있다.
김재환과 최정 모두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갈아치울 정도로 페이스가 좋다. 시즌 초반부터 6월까지는 김재환이 20개로 15개에 그친 최정을 앞섰다. 그러나 7월 들어 최정이 9개를 몰아쳤고, 김재환이 4개에 그치면서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달 들어서는 김재환 7개, 최정 6개로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김재환은 2008년 데뷔 후 8년 만에 '만년 기대주' 꼬리표를 떼고 두산의 차세대 거포로 자리매김했다. 종전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이었던 2015년 7개를 훌쩍 뛰어 넘어 벌써 30홈런 고지를 밟았다. 두산에서 왼손 타자가 30홈런을 넘긴 것은 김재환이 최초다. 또 심정수(1999년 31개), 김동주(2000년 31개)와 두산 구단 한 시즌 최다 홈런 토종 타자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1개만 더 추가하면 두산의 새 역사를 쓴다. 두산의 역대 최다 홈런 기록은 1999년 전신 OB 유니폼을 입었던 타이론 우즈의 42개다. 김재환은 "풀타임 첫 시즌을 뛰고 있기 때문에 나는 아직 기록에 연연할 선수가 아니다"라며 자세를 낮췄다.
2005년 데뷔 때부터 타고난 힘 때문에 '소년 장사'로 불렸던 최정은 올 시즌 한층 업그레이드 된 파워로 프로 12년차에 30홈런을 달성했다. 2010년 처음으로 20홈런 고지를 밟은 최정은 2011년 20개, 2012년 26개, 2013년 28개로 대포 생산력을 높였지만 지난 2년간 부상과 부진이 겹쳐 잃어버린 시간을 보냈다. 공교롭게도 2013년 말 4년 86억원이라는 대형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을 하고 난 뒤 주춤했다. 2014년 82경기, 2015년 81경기 출전에 그쳤던 최정은 올 시즌을 앞두고 성적보다 건강한 몸으로 풀타임을 뛰어보자는 목표를 설정했고, 그 결과 올해 112경기 출전에 30홈런을 쳤다. '건강한 최정은 무섭다'는 SK 코칭스태프의 말을 행동으로 입증했다.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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