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활체육을 강조한 정몽규 선수단장/사진=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지난 22일(한국시간) 폐막한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은 한국 선수단에 많은 교훈을 안겼다. 금메달 9개에 종합 8위는 못한 성적이 아니지만 정몽규(54) 대한민국 선수단장이 결산 기자회견에서 "열정과 투혼은 돋보였지만 기초 종목의 한계는 확인했다"고 할 만큼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리우에서 약진한 영국과 일본이 좋은 벤치마킹 대상이라면 크게 두 가지다. 현명하고 과감한 투자는 물론 밑바탕에 생활체육이 함께 자리한다.
영국과 일본이 당초 예상을 뒤엎는 호성적을 낸 배경에는 장기적인 전략에 따른 지원과 투자 가 결정적이었다. 그렇다고 단순 투자로만 이룬 성과가 아니다. 영국과 일본은 스포츠의 저변 확대가 선행됐기에 투자 대비 높은 결실을 거뒀다는 분석이다. 바로 생활체육의 단단한 기반이다.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무려 51개의 금메달을 휩쓸며 1위를 차지했던 중국을 따돌리고 종합 2위에 오른 영국은 전담 기관인 스포츠 잉글랜드를 통해 생활체육을 지원ㆍ육성하고 있다. 생활체육의 강국으로 꼽히는 영국은 이를 발판 삼아 인재를 수월하게 발굴하고 엘리트 체육에 효율적인 투자를 한다.
일본 역시 1961년 스포츠진흥법을 통과시킨 뒤 학생들의 스포츠 활동을 장려하고 있다. 현재 중학생의 60%, 고등학생의 40%가 스포츠 클럽에 소속돼 있다. 생활체육 차원에서 잠재력이 우수한 기대주를 발굴한 뒤 자연스럽게 엘리트 스포츠로 편입하는 시스템이다. 지난해 5월에는 장관급 부서인 스포츠청을 신설해 투자 및 지원 규모를 넓히고 정책 장구를 일원화했다.
그런 측면에서 한국이 1980년대 일본처럼 최근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을 한데 묶어 통합의 길을 걷고 있는 건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일본처럼 종목별 저변이 넓어져 더 많은 인재를 찾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본도 과도기를 겪었으나 결국엔 학교 중심 엘리트 스포츠에서 클럽 시스템으로 전환을 이뤄 값진 성과를 이끌어냈다.
한국이 엘리트 체육에서 탈피해 진정한 스포츠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 밑거름인 생활체육의 활성화가 무엇보다 중요해지는 이유다. 다행히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지자체)가 최근 생활체육 시설을 앞 다퉈 새로 짓고 최신식화하는 데 많은 예산을 쏟아 붓고 있는 점은 반갑다. 여기에 정부와 통합체육회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종목별로 10~20년 뒤를 내다보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다.
정 단장은 "일본은 기초 종목인 육상 400m 계주에서 전통의 강호 미국을 따돌리고 은메달을 목에 걸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며 "일본의 약진은 시사하는 바가 크고 한국 스포츠가 나아가야 할 정책 방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스포츠가 더욱 튼튼해지려면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 이번 통합이 발전의 계기가 됐으면 한다. 나 또한 후임 단장을 위해 이번 대회에서 경험한 것들을 백서 형식으로 제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한국스포츠경제 관련기사]
박인비가 전한 올림픽의 압박감 “지금껏 가장 힘들었다”
[현장] ‘질투의 화신’ 공효진의 ‘아쿠아맨’ 조정석-고경표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