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중국 기업의 주가가 반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중국 기업 3곳의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전날 종가 기준으로 6~15%대다.
지난 18일 상장된 완구전문 기업 헝셩그룹은 공모가(3,600원)를 밑도는 시초가(3,240원)를 이룬 뒤 16.89% 급락한 2천690원에 첫날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다음날 상한가까지 치솟은 뒤 3거래일째인 22일 11.30% 오른 3,890원에 마감했다. 이에 따라 22일 종가 기준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8.06%가 됐다.
헝셩그룹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된 중국원양자원의 허위공시 파문으로 '차이나 리스크'가 다시 부각되자 한 차례 상장 일정을 연기했었다. 그 여파로 공모주 청약 과정에서 '차이나 디스카운트(Discount)'가 반영되며 0.77대 1의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차이나 디스카운트는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중국계 기업의 주식이 투자자들의 불신 때문에 평가절하되는 현상을 뜻하는 말이다. 올 들어 공모주 청약에서 미달된 기업은 기업인수목적회사를 제외하면 헝셩그룹이 첫 사례다. 이런 상황에서 주가가 눈에 띄는 오름세를 보인 것은 1998년 디즈니에 완구를 공급하는 제조자개발생산(ODM) 사업을 시작하며 성장한 이 회사의 펀더멘털(내재가치)에 대해 일부 국내 전문가들의 긍정적 평가가 나오기 때문으로 보인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헝셩그룹은 2012년 런던 올림픽 등 국제 행사의 공식 마스코트 생산을 통해 기술력과 품질에 대한 레퍼런스(평판)를 확보했다"며 "아직도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매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헝셩그룹에 앞서 올해 국내 증시에 입성한 다른 중국 기업의 주가도 최근 들어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2011년 6월의 완리 이후 중국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올해 1월 28일 코스닥에 들어온 크리스탈신소재는 공모가(3,000원) 대비 현재 수익률이 32.33%로 가장 높다. 지난 6월 고점을 찍은 이후 내리막길을 타던 크리스탈신소재는 지난 19일 5.87% 상승하고서 22일에는 보합세로 마감했다.
또 지난 6월30일 거래가 시작된 자동차 전장기업 로스웰은 이달 9일 장중 저점(2,950원)을 기록한 이후 22일까지 나흘 연속 반등해 3,395원까지 올랐다. 이로써 이 종목의 공모가(3,200원) 대비 수익률은 6.09%가 됐다.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는 2011년 한국 증시에 입성한 지 두 달 만에 분식회계 사실이 드러나 결국 상장폐지된 '고섬' 사태를 계기로 중국 기업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상황이다. 특히 올 들어 '차이나 리스크'를 재부각시킨 중국원양자원의 허위공시 사태를 계기로 불신이 한층 커졌다. 이에 헝셩그룹은 상장 전부터 최대주주의 보호예수 기간 연장, 한국 사무소 설치 등 다양한 투자자 보호 조치를 약속했다. 크리스탈신소재는 2013년 이스트아시아홀딩스 이후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으로는 처음으로 3년 만에 올해 현금(중간) 배당을 하기도 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투자자들은 근본적으로 중국 기업에 대한 불신이 있다"며 중국 기업들이 제 가치를 인정받으려면 무엇보다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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