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유성 前 산은행장과 유착 의혹
檢, 알선수재 혐의 영장청구 예정
민유성(62) 전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과의 유착 의혹으로 22일 검찰 조사를 받은 홍보대행사 뉴스커뮤니케이션스(뉴스컴) 박수환(58) 대표가 정ㆍ관계 고위 인사 및 유력 언론 기자들과 돈독한 관계를 과시하며 일감을 따낸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홍보업계 등에 따르면 뉴스컴은 전 국무총리 J씨와 전 검찰총장 K씨의 인사청문회에 앞서 이들의 자문을 맡았다. 박 대표는 회사 사무실에서 예상 질문을 던지고 이들의 답변 태도와 말투를 고쳐 주는 등 실전을 대비한 연습을 했다고 한다.
유착 의혹이 제기된 민 전 회장뿐 아니라 유력 언론 매체 간부 S씨와 K씨도 뉴스컴 사무실을 자주 찾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 뉴스컴 안팎에서 언론사 산업부장 K씨가 회사 지분을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 것으로 안다”고 했다.
1997년 설립된 뉴스컴은 주로 외국계 기업의 홍보 대행을 맡고, 재벌 총수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나 금융ㆍ산업분야 대형 ‘송사 컨설팅’에 나서며 두각을 나타냈다. 신입 사원을 채용할 때 초봉 5,000만원의 고액 연봉을 주고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국내 상위권 대학과 미국 동부 유명 대학 졸업생 중 외국어 능통자들을 우선해서 뽑았다. 여느 홍보대행사와 달리 홍보 관련 전공자는 드물었다고 한다.
이 회사는 통상의 홍보대행 업무 외에 인적 네트워크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쓴 것으로 유명하다. 언론사 기자들의 해외 연수를 위해 필요한 영문 자기소개서까지 작성해주고, 주말에 자택을 방문해 일대일 영어 과외도 해 줬다고 한다. 기자들이 외국인을 인터뷰할 때 통역도 맡았다. 뉴스컴에 근무했던 A씨는 “일부 기자들은 개인적인 일에 도움을 받은 대가로 뉴스컴이 홍보하는 업체 관련 기사를 써줬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박 대표가 이렇게 관리한 인맥이 홍보 일감을 따내는 바탕이 됐다는 말이 나온다.
대검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이날 남상태(66ㆍ구속기소) 전 대우조선 사장의 연임 로비 창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박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뉴스컴은 2008년 말쯤 대우조선과 총 3년간(2009~2011년) 20억원대의 홍보대행 계약을 맺었다. 검찰은 2008년 6월 민 전 회장이 당시 대우조선 사장 선임 권한을 가진 산은 행장으로 부임하고 난 뒤 대우조선이 뉴스컴과 계약하고 곧이어 2009년 3월 남 전 사장이 연임한 것과 관련, 이들의 커넥션을 의심하고 있다. 업계 관행상 이례적인 3년간 20억원대 계약에 비해 뉴스컴의 홍보 실적이 미미해 정상적인 계약으로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검찰은 박씨를 상대로 대우조선과 계약을 맺게 된 경위 및 자금 사용처를 조사한 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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