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주 해역에 다량의 저(低)염분수가 유입돼 어민들 근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국산 해양 관측 위성이 저염분수의 발원지가 중국이란 사실을 입증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22일 “해양관측위성 ‘천리안’이 7월 1일부터 8월 16일까지 촬영한 영상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 초 중국 양쯔강 지역에서 나온 저염분수가 동중국해로 확산돼 이달 초 제주 연안까지 도달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저염분수가 유입되면 염분 농도에 민감한 전복이나 소라, 해삼, 조개 등이 폐사할 수 있다.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13일 제주 서부 해안 5곳의 염분 농도는 23~27psu이었다. psu는 바닷물 1㎏에 들어 있는 염분의 총 무게로, 이 수치가 28psu 이하면 저염분수다.




천리안이 저염분수 분포를 확인할 수 있는 건 식물플랑크톤 체내에 들어 있는 엽록소 덕분이다. 엽록소가 반사하는 빛을 파장대별로 측정, 특정 지점의 엽록소 농도를 계산할 수 있다. 여름엔 바닷물 표층 온도가 올라가기 때문에 하층과 밀도 차이가 커져 표층과 하층이 잘 섞이지 않는다. 하층의 영양성분이 올라오지 못하니 여름엔 표층에 엽록소가 줄어든다. 간혹 태풍이 바닷물을 뒤섞어 놓으면 엽록소가 일시적으로 증가한다. 그런데 올 여름엔 태풍이 없었는데도 지난달 초 양쯔강 인근 해수에서 엽록소 농도가 높아졌다. 김광석 해양연 해양위성센터 연구원은 “지난달 폭우로 중국이 양쯔강댐 수문을 개방, 영양성분이 많은 강물이 한꺼번에 바다로 흘러 들어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영향으로 엽록소는 늘고 염분은 줄어든 바닷물이 바람과 해류를 타고 제주와 남해로 확산됐다. 김 연구원은 “천리안으로 저염분수의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관측, 어민들 피해 최소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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