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호 태풍 민들레가 22일 일본 도쿄 옆 지바(千葉)현에 상륙해 수도권을 강타했다. 주민 85만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지고, 항공기 500편 이상이 무더기 결항하는 등 관련 피해가 속출하며 수도권 전역에 비상이 걸렸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북한에서 명명한 태풍 민들레는 이날 낮 지바(千葉)현 다테야마(館山) 지역 인근에 상륙한 뒤 이바라키(茨城)현을 거쳐 도치기현 부근을 시속 35㎞의 빠른 속도로 지나갔다. 태풍의 영향으로 도쿄도 오메(靑梅)시에서는 시간당 107㎜의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는 등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쏟아지고 있다.
태풍의 영향으로 수도권에서 관련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도쿄와 수도권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철도편이 폭우와 강풍으로 운행이 일시 정지됐다. 도쿄도 히가시무라야마(東村山)시의 철도에서는 산사태로 무너진 토사가 선로를 덮쳐 열차 운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이에 열차를 타고 있던 승객들이 걸어서 인근 역으로 대피했다.
급기야 가나가와(神奈川)현, 도쿄도, 사이타마(埼玉) 등을 중심으로 태풍의 이동 경로에 있는 주민 85만명에게 피난 권고가 내려졌다. 기상청은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산사태나 지반 붕괴 가능성에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도쿄전력은 지바현을 중심으로 9만여 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긴 것으로 파악했다. 잇단 정전 및 침수 피해로 주민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도쿄 하네다(羽田)공항에서는 항공편이 무더기로 결항했다. 이날 오전 기준 하네다와 기타큐슈(北九州), 신치토세(新千歲) 공항 등을 운항하는 국내선 항공기 500여편이 결항했다. 김포-하네다공항 구간 등 국제선 항공편도 취소됐다. 나리타(成田)공항에서도 강풍으로 관제탑의 관제사들이 철수, 활주로가 1시간가량 폐쇄되기도 했다.
인명피해도 속출했다. 오후 8시 현재 가나가와(神奈川)현 사가미하라(相模原)시에서 50대 여성, 홋카이도(北海道)에서 40대 남성 등 2명이 침수된 도로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강풍으로 행인이 넘어지거나 깨진 유리창 파편에 맞아 부상하는 등 전국적으로 50여명이 부상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NHK는 보도했다. 일본 기상청은 민들레가 밤사이 계속 북상해 23일 홋카이도에 다다를 것으로 보인다며 주민들에게 계속적인 주의를 당부했다.
한편 일본 남쪽 해상에서 10호 태풍 라이언록도 발생했으나 움직임은 정체된 상태다. 앞서 일본 열도에 접근했던 11호 태풍 곤파스는 이날 새벽 홋카이도 주변에서 온대저기압으로 변했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