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수 만대가 다니는 고속도로 같은 국도 교량에 부체도로(附替道路, 대체도로)가 없다니요. 경운기 자전거를 몰고 가는 주민들은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입니다.”
경북 안동시 풍산읍 주민들이 풍산읍 상리리 34번 국도 안동에서 예천방면 상리교(하행선)에 농기계와 사람이 지나다닐 수 있는 부체도로를 개설하고, 교통사고 방지를 위한 도로 선형개량을 촉구하고 나섰다. 낙동강 지류인 소하천을 횡단하는 상리교는 왕복 2차로에 불과하던 34번 국도를 왕복 4차로로 확포장하면서 지난 2000년에 가설한 쌍둥이 다리다. 하행선 교량은 120.4m, 너비 11m로 하루 3만5,000대 가량이 이용하고 있다.
문제는 경운기 트랙터 등 농기계와 보행자들이 다닐 수 있는 별도의 부체도로가 없어 주민들은 시속 80㎞ 이상 질주하는 차량과 같은 교량을 이용할 수밖에 없어 사고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또 다리 끝 부분이 30도 가량 왼쪽으로 급하게 꺾이도록 돼 있어 과속차량의 의한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안동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상리교를 건너던 대형 트레일러가 급커브 구간에서 오른쪽으로 넘어지며 마을로 추락하는 등 2013년부터 최근까지 11건의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이 일대 주민들은 평소 마을나들이는 물론 수확한 농작물을 경운기 등을 이용해 상리교에서 1.5㎞ 떨어진 안동농수산물도매시장에 출하하는 일이 많은데, 유독 상리교 구간에만 부체도로가 없다.
풍산읍 상리리 송충환(44) 이장은 “신도청 이전 후 상리교 통과 차량이 2배로 늘었고, 풍산읍내와 죽전리, 대두서리, 노리, 상리리 등 600여 가구 주민들이 매일 이용한다”며 “34번 국도 중에 신설도로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부체도로가 건설되지 않은 곳은 이곳이 유일하지만 외면하고 있다”며 집단행동도 불사할 것임을 밝혔다.
이 지역 국도를 관리하는 영주국도유지관리사무소 관계자는 “교통량 증가로 인한 지역 주민들의 불편을 알고 있지만 예산 부족으로 어려움이 많다”며 “예산이 확보되는 데로 마을 주민들의 안전과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교량 보수 등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정식기자 kwonjs5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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