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심재걸]
SBS '인기가요'가 걸그룹 아이오아이(I.O.I)의 출연이 또 불발되면서 시청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아이오아이는 신곡 '왓 어 맨(Whatta Man)'으로 21일 방송된 SBS '인기가요'에서 1위 후보에 올랐지만 출연자 명단에 없었다. 그럼에도 이 날 아이오아이는 생방송 투표와 시청자 사전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다. 각 부문별 할당된 1000·500점을 모두 쓸어담았다. 하지만 방송이 끝날 때까지 아이오아이의 무대는 마련되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자 한동안 잠잠했던 시청자 게시판에 다시 불이 붙었다. 아이오아이가 처음 앨범을 발매했던 지난 5월과 유사한 풍경이다. 이 달 초만 해도 열흘에 10여건 수준인 게시글이 하루 사이 70여 건을 넘어섰다. 대부분 아이오아이의 출연 불발에 대한 항의성 글이다.
'인기가요'의 게시판에는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대한민국이 공정한 사회라고 말할 수 있나? 멤버 다섯 명이 청소년이고 팬 중엔 청소년도 많다. 그들이 지금 1위 후보에 올랐음에도 출연 금지를 보며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생각하면 눈물이 앞을 가린다. 부끄러운 어른이 되지 맙시다(아이디 kch*****)' '이러다 공중파 음악방송 모두 신뢰를 못하고 떠날듯(git*****)' '아이오아이 1집 때는 그러려니 했지만 이번에는 어떤 변명도 안 통한다는 걸 아시길(ito****)' 등 제작진에게 보내는 쓴소리로 도배됐다.
▲ SBS '인기가요' 시청자 게시판
아이오아이에 대한 타방송사의 견제가 완화되는 분위기라서 SBS를 향한 원성이 커지고 있는 측면도 있다.
지난 9일 유닛 활동을 시작한 아이오아이는 엠넷 '엠카운트다운', MBC뮤직 '쇼! 챔피언' 등 단숨에 음악 방송 4관왕을 차지했다. '인기가요'와 함께 초반 견제에 가담했던 KBS2 '뮤직뱅크'에서도 최근 출연해 1위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MBC '쇼! 음악중심'이 순위제를 폐지한 것을 감안하면 '자신이 만든 차트에서도 상위권에 있는 가수 팀이 왜 출연하지 못하는가'에 대한 명제는 SBS에게만 남겨졌다.
'인기가요'의 순위 집계 관련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이 날 1위 트로피는 YG엔터테인먼트의 신인 걸그룹 블랙핑크에게 넘겨졌다. 음원·음반의 합산 점수가 비슷한 가운데 아이오아이는 강한 팬덤을 앞세워 각종 투표에서 1위에 올랐다. 하지만 뮤직비디오 조회수를 따지는 SNS 항목에서 벌어진 격차를 줄이지 못했다. 이 부문에서 아이오아이의 '왓 어 맨'은 1281점, 블랙핑크의 '휘파람'이 2997점을 얻었다.
'인기가요'는 음원점수 55%, SNS점수 35%, 음반점수 5%, 사전투표 5%로 사전 데이터를 집계한다. 여기에 10% 비중으로 실시간 투표를 더해 최종 순위를 정한다.
SNS 점수는 뮤직비디오의 유튜브 공식 채널 조회수로 매겨진다. 해외 이용자들이 많은 유튜브 조회수를 따지는 것은 글로벌 마케팅 능력을 갖춘 대형 기획사 소속 가수들에게만 유리한 항목이라는 지적을 낳고 있다.
이와 관련 SBS 관계자는 "아이오아이는 SBS의 다른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하지 않았나"라며 "'인기가요' 역시 출연 성사 여부는 각자 사정에 따라 결정되지 SBS 안에서 아이오아이만 따로 제재하는 조치는 없다"고 말했다.
사진=YMC엔터테인먼트 제공, SBS 방송 캡처
심재걸 기자 shim@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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