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키자키 구니아키/AP=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열정 만큼은 1등 못지 않았다. 캄보디아 다키자키 구니아키(39)가 남자 마라톤에서 139위를 차지하고도 관중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다키자키는 21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삼보드로무에서 시작해 구하나바베이 해변도로를 지나 다시 삼보드로무로 돌아오는 리우올림픽 남자 마라톤 42.195km 풀코스에서 2시간 45분 44초를 기록했다. 이날 출전한 선수 155명 중 139위를 기록했지만 15명이 기권을 했기 때문에 사실상 최하위 기록이다. 그의 뒤로 결승선을 통과한 선수는 140위 메스컬 드라이스(요르단) 뿐이다.
하지만 그는 막판까지 드라이스와 순위 다툼을 벌이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 관중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순위'가 아닌 자신의 꿈과 목표를 향해 달리는 그의 레이스가 관중들도 사로잡았다.
그의 원래 직업은 개그맨이었다. 그는 일본에서 네코 히로시라는 예명으로 활동했다. 하지만 2008년부터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했고, 결국 2011년 캄보디아로 국적을 바꿔 올림픽 출전을 향한 꿈을 불태웠다. 하지만 국제육상경기연맹(IAAF)가 "올림픽에 출전하려면 국적을 얻은 지 1년이 지나야 한다"고 명시하면서 2012년 런던 대회 올림픽 출전은 좌절됐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국적까지 바꾸는 결단을 내렸던 그는 주저 않지 않았다. 5월 캄보디아 마라톤 대표 선발전에서 우승해 와일드카드로 리우올림픽 출전권을 얻어내며 마침내 꿈의 무대를 밟았다. 그는 "캄보디아인도 일본인도, 브라질인도 모두 응원을 해줘 감사하다. 레이스 막판엔 힘들었지만, 절대 걷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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