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수출이 프랑스에 추월당했다. 연간 기준 세계 6위 수출 대국 자리를 1년도 지키지 못한 채 프랑스에 내줄 판이다.
21일 세계무역기구(WTO)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6월 우리나라 수출액은 2,418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0.0% 감소했다. 반면 프랑스의 수출액은 같은 기간 2,545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감소폭이 0.8%에 불과했다. 우리나라 수출이 올 들어 매달 뒷걸음질 치며 최장기간 수출감소(19개월) 기록을 이어간 반면 프랑스 수출은 최근 3개월(3~5월) 연속 증가세가 이어진 바 있다.
이에 따라 프랑스는 상반기 전 세계 주요 수출국 순위에서 두 단계나 뛰어올라 다시 6위에 복귀했다. 지난해 프랑스를 제치고 6위에 올랐던 우리나라는 결국 6개월도 안 돼 다시 7위로 미끄러졌다.
프랑스의 추월은 유럽의 경기가 다소 회복되며 유럽 연합(EU) 회원국간 ‘역내 교역’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프랑스뿐 아니라 수출 상위 10개국 중 독일(1.6%)과 이탈리아(0.2%)도 상반기 수출이 늘었다. 문병기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프랑스는 전체 수출 가운데 역내 교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62.1%였으나 올해(1~4월)는 63.9%로 확대됐다”며 “자동차와 부품, 제트터빈 등의 수출이 선전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전체 수출의 70%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신흥국 경기가 호전되지 않고 있는데다 저유가로 계속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수출의 20% 안팎을 담당하는 석유제품 등이 저유가로 값이 떨어지고, 다른 주력 품목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단가도 많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8월 수출 실적에 대해 내심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조업일수가 이틀이나 많고 기저효과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1%나 감소했다. 그러나 업계에선 8월 수출 실적이 증가세로 돌아서더라도 이는 기술적 반등에 불과할 것이며 기조가 바뀌었다고 보긴 힘들다고 지적하고 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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