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중국의 해양진출과 북한 미사일 위협을 구실 삼아 군사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 초부터 새 안보법으로 자위대의 무력행사가 가능해진 가운데 잠수함과 요격미사일 등 신형무기 도입 계획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20일 산케이(産經)신문에 따르면 일본 방위성은 현재 운용 중인 최신예 잠수함 ‘소류형’을 대신할 신형잠수함을 건조해 2021년까지 실전배치하기로 하고 내년 예산안에 건조비(1척) 760억엔(약 8,489억원)을 편성했다. 원자력잠수함이 없는 일본은 일반 잠수함 중 최장시간 운항이 가능한 소류형이 주력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잠행능력을 보유했지만 지난 4월 호주정부 수주전에서 프랑스에 패배한 충격이 크다. 때문에 신형기종은 적의 잠수함이나 함정을 발견하는 음파탐지기능을 강화하고, 역으로 상대의 탐지를 피하기 위해 운항중 소음도를 크게 낮추는 기술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 방위성은 현재 16척인 잠수함 수를 22척까지 늘리는 것과 함께 이들 잠수함의 성능강화 목표도 추가할 계획이다. 이는 60여척을 운용해 잠수함 보유전력에 있어 일본을 크게 압도하는 중국이 최근 센카쿠(尖閣ㆍ중국명 댜오위다오)열도에 자주 함선을 출몰시키자 이를 견제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공군력 강화도 동시에 진행중이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항공자위대는 주력전투기인 F-15기에 탑재할 미사일을 8발에서 16발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더불어 전투기의 내구성 향상 소요비용을 내년 예산안에 포함했다. 적의 레이더에 탐지되지 않는 스텔스형 전투기 F-35기도 내년말 아오모리(靑森) 미사와(三澤)기지에 배치키로 결정했다.
특히 일본은 F-15기를 200여대나 보유하고 있지만 중국 전투기의 항속거리가 길어지면서 센카쿠 등 일본 영공 근접비행이 늘고 있는 점에 대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항공자위대는 지난 1월 후쿠오카(福岡)현 쓰이키(築城)비행대를 센카쿠열도와 가까운 오키나와(沖繩) 나하(那覇)기지로 이전한 이후 F-15기를 배로 늘려 40대나 배치했다.
자위대의 무장강화 움직임은 사상 최대 규모인 내년도 국방예산에서도 드러난다. 5조1,685억엔(57조7,000억원)으로 올해보다 2.3%나 증가했다. 이는 북한 탄도미사일에 대응할 지대공 유도미사일 패트리엇(PAC3) 강화 용 1,050억엔(1조1,630억원)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육상자위대의 움직임도 적극적으로 바뀌고 있다. 아프리카 남수단에 파견하는 새 부대병력이 금주 중 무기를 이용해 적을 퇴치하는 훈련을 실시한다. 새 안보법에 따라 유엔 평화유지활동(PKO)을 위해 외국에 파견된 자위대 부대가 같은 임무를 하는 타국군이 습격받았을 경우 현장에 출동해 구조작전(출동경호)을 할 수 있도록 된 데 따른 것이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