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포대 제외한 부지 검토”
성주 투쟁위, 공식 건의 잠정결론
軍 “지자체 요청 오면 입장 밝힐 것”
유력한 골프장 인접 김천시 반발 확산
경북 성주 사드배치 철회 투쟁위원회가 국방부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의 ‘제3후보지’ 배치 검토를 공식 건의하기로 잠정 결론 짓고, 내부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투쟁위는 이날 열린 회의에서 투표를 통해 제3후보지 건의를 사실상 확정하고 공식 발표까지 했다가 번복하는 등 진통을 겪었다. 제3후보지로 거론되는 롯데스카이힐 성주골프장과 인접한 김천시에서 반발이 확산되고 있어 또 다른 변수가 되고 있다.
투쟁위는 이날 오전에 이은 오후 회의에서 거수투표를 통해 참석자 33명 중 찬성 23, 반대 1, 기권 9의 의견으로 제3후보지 건의문을 채택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투쟁위는 이어 “국방부는 부적합지인 성주 성산포대를 제외하고 적합한 부지를 행정적 절차를 거쳐 검토할 것을 건의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투쟁위는 오전 10시30분 반대 주민들이 회의장을 봉쇄한 가운데 열린 정례회의에서 “어떤 의견이 나오든 다수결에 따라 한 목소리를 내자”고 뜻을 모았고, 오후 3시에 속개한 회의에서 투표를 통해 이같이 결정했다. 김안수 투쟁위 공동위원장은 김항곤 성주군수와 배재만 성주군의회의장에게 제3후보지 검토 요청에 대해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발표 10여분 만에 일부 투쟁위 공동위원장 등이 발표 무효를 선언하고, 이 문제를 재 논의키로 결정하면서 최종 입장 결정까지 진통을 예고했다. 투쟁위의 이 같은 입장번복은 건의문 문구 조율을 마친 뒤 최종 의결 직전에 건의문 내용이 발표되자, 제3후보지 검토에 반발해 온 주민 80여명이 거세게 항의한 데 따른 것이다. 투쟁위는 22일 이후 재논의를 거쳐 최종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내부 의견은 제3후보지를 건의하는 방향에 모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해당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공식 요청이 오면 입장을 밝히겠다”는 짤막한 설명 외에 더 이상 구체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제3후보지에 대한 성주 투쟁위의 요청은 어디까지나 ‘건의’인 만큼, 투쟁위의 결론을 바탕으로 지자체장인 성주군수가 정식으로 ‘요청’해야 검토에 착수하겠다는 것이다. 국방부가 먼저 입장을 밝힐 경우 자칫 성주군민들의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깔려 있다.
군 관계자는 “사드 배치의 최적지로 성주를 정할 때는 전국을 대상으로 했지만, 이번에는 성주 내에서 후보지를 비교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며 “성주에서 분명하게 결정을 내리면 현지조사에 나설 모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성주=최홍국기자 hkchoi@hankookilbo.com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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