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자 “태영호 귀순 계기 北 우리국민 위해 가능성 높아져”
고현철 등 탈북민 3명 납치 사실도 확인
北 태영호 귀순 첫 공식반응 “범죄 발각될까 남측으로 도망” 주장
북한이 태영호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 공사의 귀순과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을 계기로 우리 국민에 대한 테러 등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정부가 밝혔다. 지난 4월 중국 류경식당 종업원 집단 귀순에 대한 보복 조치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테러단 파견을 지시했으며 실제 탈북민 3명이 납치된 사실도 정부가 공식 확인했다.
통일부는 21일 “북한이 내부 체제 결속과 대남 국면 전환을 위해 모종의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며 “내일부터 UFG 훈련이 시작되는 만큼 북한의 테러 위협과 관련해 국민들이 각별히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의 테러 위협 근거로 “김정은이 류경식당 종업원 집단 귀순 사건과 관련 북중 접경지역에 테러단 파견을 지시해 우리 국민에 대한 위해를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간 대북 소식통을 통해 전해진 북한의 보복 조치를 정부가 공식 확인한 것이다. 이 당국자는 또 “고현철씨 등 탈북민 3명도 북한에 의해 납치됐다”고 확인했다. 고씨는 지난달 15일 평양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정원으로부터 고아를 납치하라는 지시를 받고 북한에 들어갔다가 체포됐다고 주장했으나 그가 북한에 납치돼 강제 기자회견을 가진 것으로 추정됐다. 그 외 북중 접경지역에서 탈북민 2명이 실종돼 북한의 납치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이 당국자는 “김정은의 성향, 김영철 등 주요 간부의 충성경쟁과 책임 만회 등에 대한 수요로 볼 때 위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북한의 테러 납치 가능성에 대비해 다양한 대응 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북한은 전날 태 공사 귀순에 대해 “범죄 행위가 폭로되자 법적 처벌이 두려워 가족과 함께 도주한 것”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논평에서 “도주자는 많은 국가 자금을 횡령하고 국가 비밀을 팔아먹었으며 미성년 강간 범죄까지 감행한 것”이라며 “범죄수사를 위해 지난 6월 소환지시를 받은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 17일 태 공사 귀순 발표 뒤 사흘 만에 나온 북한의 첫 공식 반응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예전에도 북한은 엘리트 탈북시 범죄자로 모략하면서 보복 조치를 위협해왔다”며 “북한 주민의 심리적 동요를 방지하는 한편, 추가 탈북을 억제해 보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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