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가스 질식 2명 사망ㆍ1명 중상
폭염 속 충북 청주의 유제품 공장 정화조에서 유독가스에 질식해 직원 2명이 숨지고, 1명이 의식불명에 빠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안전장구만 착용했더라면 막을 수 있었던 참변이었다.
20일 오후 3시 20분쯤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 모 유제품 생산업체에서 이 공장 시설을 관리하는 권모(46)씨가 가스에 질식해 쓰러졌다. 권씨는 이날 정화조의 배수가 잘 되지 않자 점검하려고 내부로 들어갔다가 유독가스를 마셔 “살려달라”고 외친 뒤 의식을 잃었다.
이 업체 직원 박모(44)씨와 금모(49)씨는 권씨의 비명을 듣고 구조하려고 들어갔다가 마찬가지로 질식했다. 이들은 가스 질식을 목격한 또 다른 직원의 신고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권씨와 금씨는 결국 숨졌다. 심정지 상태로 구조된 박씨는 다행히 심폐소생술로 생명은 건졌지만 아직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사경을 헤매고 있다.
권씨는 물론, 박씨와 금씨 모두 정화조에 들어갈 때 호흡용 보호구 등 안전장구를 전혀 갖추지 않고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호흡 보호구 등 안전장구 없이 정화조에 들어간 권씨 등이 장기간 폭염으로 생성돼 정화조 밖으로 배출되지 않은 유독가스를 들이마셔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업체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업체의 안전교육 실시 및 안전장구 구비 여부 등에 대해서도 수사해 과실이 드러나면 사법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