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태 前 대우조선 사장 연임
로비 창구 역할로 지목된 인물
3년 20억대 홍보대행 계약 등
檢 ‘민ㆍ박ㆍ남’ 3각 커넥션 조사
민유성(62) 전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과의 유착 의혹이 제기된 홍보대행사 N사 대표 박모(58)씨가 22일 검찰에 피의자로 출석해 조사를 받는다. 정ㆍ관계 인맥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박씨는 남상태(66ㆍ구속기소) 전 대우조선 사장의 연임 로비 창구 역할을 한 인물로 지목되고 있다. 대우조선 비리를 수사하던 검찰의 칼이 민 전 회장의 턱밑까지 치고 올라가는 모습이다.
대검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22일 오전 박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한다고 21일 밝혔다. 특경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는 ‘금융회사 등 임직원의 직무’에 속하는 사항의 알선에 관해 금품 등의 이익을 수수ㆍ요구ㆍ약속하는 경우에 적용된다. 2008년 말쯤 대우조선이 N사와 3년간(2009~2011년) 20억원대의 홍보대행 계약을 맺은 것이 남 전 사장의 연임 로비와 관련이 있다고 검찰이 판단하고 있는 셈이다. 민 전 회장은 계약 직전인 2008년 6월 산은 수장에 올랐고, 당시 산은은 대우조선 지분 31.26%(현 49.74%)를 보유한 최대주주로서 대우조선 사장 선임 권한을 갖고 있었다. 남 전 사장은 계약 직후인 2009년 3월 연임에 성공했다.
검찰은 해당 계약의 ‘특혜성’에 주목하고 있다. ‘3년간 20억원대’는 업계 관행에 비춰 이례적으로 고액인 반면, N사가 수행한 홍보실적은 극히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남 전 사장에게 특경가법상 배임죄를 묻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러한 정황상 문제의 계약은 ‘민 전 회장-박씨-남 전 사장’의 3각 커넥션에서 비롯됐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검찰은 대우조선 직원들한테서 “N사와의 계약은 남 전 사장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진술을 확보한 데 이어, 민 전 회장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볼 만한 단서도 잡았다. N사는 민 전 회장 체제의 산은과 총 1억5,000만원대의 용역계약을 맺었고, 그가 산은에서 나와 대표를 맡았던 티스톤파트너스와 나무코프 등에서도 계속 일감을 수주했다. 검찰은 이들 3인과 유력 언론인 A씨가 오랜 친분을 유지해 왔다는 첩보도 입수, 구체적인 단서가 확보될 경우 A씨에 대해서도 수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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