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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리우 올림픽 204명의 한국선수들 모두 잘 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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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리우 올림픽 204명의 한국선수들 모두 잘 싸웠다

입력
2016.08.2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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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여제 박인비 선수가 브라질 리우 올림픽의 대미를 장식했다. 박인비는 폐막을 하루 앞둔 21일(한국시간) 골프 여자부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5언더파 66타를 기록, 최종합계 16언더파 268타로 한국선수단에 9번째 금메달을 선사했다. 116년 만에 올림픽에서 다시 열린 여자골프 금메달이자, 남녀 통틀어 세계 골프 사상 최초로 커리어 그랜드 슬램(4개 메이저대회 우승)과 올림픽 금메달을 모두 이뤄낸 ‘골든 커리어 그랜드 슬램’의 위업이다. 손가락 부상으로 2개월 이상 공백이 있었고 아직 정상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했음에도, 강한 정신력으로 감동의 우승을 일궈낸 박인비 선수가 자랑스럽다.

한국선수단은 남자마라톤 한 종목만 남긴 상황에서 금메달 추가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렇게 되면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이후 12년 만에 10-10(금메달 10개 이상-종합 10위 이내) 달성에 실패하는 셈이다. 전통적 효자 종목인 남자 유도와 남자 레슬링, 남녀 배드민턴 등이 ‘노골드’에 그친 게 목표 달성 실패 요인이다. 다만, 현재 금메달 8개를 획득한 호주 이탈리아 네덜란드가 금메달을 추가하지 못하면 종합 10위 이내 진입 가능성은 남아 있다.

국가 대항전인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건 선수 본인의 영예일뿐더러 국민들에게 큰 기쁨을 주는 일이다. 하지만 올림픽은 4년 동안 갈고 닦은 실력으로 경쟁하고 승패에 깨끗이 굴복하는 페어플레이 정신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쿠베르탱 남작이 근대 올림픽대회를 창시한 것도 화합과 공존을 통해 지구촌 평화에 기여하기 위해서였다. 그런 측면에서 축구 온두라스와의 8강전에서 여러 차례 득점 기회를 놓친 손흥민 선수와 여자배구팀 박정아 선수에게 마녀 사냥식 비난을 쏟아 부은 일부 네티즌들의 행태는 승패에만 집착하는 한국사회의 단면을 드러낸 것 같아 씁쓸하다.

남미에서 처음 열린 브라질 하계 올림픽에서 가장 감동적인 장면은 육상여자 5,000m 예선 경기 도중 함께 넘어졌으나 경쟁자를 일으켜 세우고 서로 격려하며 완주해 낸 두 선수의 모습이다. 승리도 중요하지만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우정과 연대 속에서 최선을 다한 두 여자 선수의 스포츠 정신이 세계인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이런 게 바로 진정한 올림픽 정신이다. 우리도 이제 메달 색깔과 성적에만 집착하는 엘리트 체육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 4년간 많은 땀을 흘린 우리 204명의 선수들, 열전 17일간 혼신의 힘을 다해 잘 싸웠다. 결과에 관계없이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큰 박수와 격려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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