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캄보디아 봉사활동 비용
난치병 학생 치료비 등서 사용
학교 이전ㆍ재배치 사업을 둘러싼 뇌물 수수 사건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는 이청연 인천시교육감이 학생과 교직원을 위한 복지기금을 전용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21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이 교육감은 지난해 10월 4~9일 캄보디아 씨엠립을 찾아 현지 학교에 책과 책장을 기증하고 울타리, 칠판을 보수하는 등 봉사활동을 벌였다. 수행비서 2명과 홍보 영상ㆍ사진 촬영 담당자 등 6명이 동행했고 비용은 2,000만원이 들었는데 여비만 600만원이 넘었다. 당시 시교육청은 자체 예산으로 비용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비용은 희귀ㆍ난치병 학생 치료비 지원과 암 투병 교직원 돕기 등에 써야 하는 복지기금에서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 복지기금은 교직원과 그 가족들이 전용 신용카드인 인천교육사랑카드를 발급 받아 사용한 실적에 따라 0.1~0.5%를 적립해 조성하는데, 한 해 2억~3억원 정도가 모인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복지기금 전용 논란에 대해 “(이 교육감의) 해외 봉사활동 비용이 복지기금에서 나온 것은 맞지만 이 사안이 전용에 해당하는지는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육감은 시교육청 3급 간부 박모(59)씨와 2014년 교육감 선거 때 이 교육감 선거캠프 사무장을 지낸 이모(62)씨 등 모두 3명이 건설업체로부터 3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수부(부장 김형근)는 앞서 18일 이 교육감의 집무실과 자택, 이 교육감 비서실장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박씨 등이 이전ㆍ재배치하는 학교 건물 시공권을 주는 대가로 모 건설업체 이사(57)로부터 받은 3억원의 사용처를 밝히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이 교육감이 이 같은 수수 사실을 알았는지 여부도 수사의 초점으로, 검찰이 강제수사를 시작한 만큼 이 교육감의 소환 조사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씨 등이 받은 돈이 이 교육감의 선거 빚을 갚는데 쓰였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이 교육감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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