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레전드’ 된 박인비… 116년 만의 골프여제 대관식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레전드’ 된 박인비… 116년 만의 골프여제 대관식

입력
2016.08.21 17:03
0 0

4개 메이저 우승 + 올림픽 金

첫 골든 커리어 그랜드 슬램

올시즌 허리ㆍ손가락 부상으로

최악의 해 보내다 꿈같은 반전

“준비한 만큼 다 보여주겠다”

명품 멘탈로 불후의 대기록

박인비(KB금융그룹)가 21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골프코스에서 열린 리우 올림픽 여자 골프 최종라운드에서 우승을 확정 지은 후 양손을 번쩍 들어 환호하고 있다. 리우=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박인비(KB금융그룹)가 21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골프코스에서 열린 리우 올림픽 여자 골프 최종라운드에서 우승을 확정 지은 후 양손을 번쩍 들어 환호하고 있다. 리우=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하늘을 올려다보며 양손을 번쩍 들어올렸다. ‘골프 여제’가 ‘살아있는 전설’로 등극하는 순간이다. 박인비(28ㆍKB금융그룹)가 116년 만에 올림픽 무대로 돌아온 여자 골프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면서 골프 역사를 새로 썼다.

4대 메이저 대회와 올림픽까지 모두 제패해야 하는 골든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박인비와 어깨를 나란히 할 선수는 당분간 탄생할 가능성이 희박하다. 골프가 2020년 도쿄 올림픽까지 정식 종목으로 열리지만 2024년 대회부터는 정식 종목 지위를 장담하기 어렵다. 또 현재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이룬 여자선수 가운데 현역은 줄리 잉스터(56ㆍ미국)와 카리 웹(42ㆍ호주)뿐이고 남자는 타이거 우즈(41)가 유일하다.

박인비는 초등 4학년이던 1998년 ‘맨발 투혼’을 보여주며 US여자오픈 우승을 차지한 박세리(39ㆍ하나금융그룹)의 모습을 보고 골프 선수의 꿈을 키운 ‘세리 키즈’의 대표 주자다.

2007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진출한 그는 2008년 US여자오픈에서 만 19세로 우승, 이 대회 역대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우며 세계 골프계에 화려하게 등장했다. 그러나 이후 슬럼프에 빠졌고 2010년에는 일본 투어 진출에 도전하는 등 이어지는 부진에 마음고생을 하기도 했다.

그러던 박인비가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것은 4년 전인 2012년이었다. 그 해 7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박인비는 같은 해 10월 LPGA 투어 사임 다비 말레이시아에서도 정상에 오르며 자신감을 회복했다.

정신적인 안정을 되찾은 박인비는 2013년부터 본격적인 질주를 시작했다. 그 해 나비스코 챔피언십, LPGA 챔피언십, US여자오픈 등 개막 후 세 차례 메이저 대회에서 연달아 우승했다. 메이저 3승을 거둔 2013년은 LPGA 투어 상금과 올해의 선수상을 석권하는 등 박인비에게 최고의 한 해가 됐다.

2015년에는 유일하게 정상에 오르지 못했던 메이저 대회 브리티시오픈을 제패하며 ‘커리어 그랜드 슬램’퍼즐을 맞춘 그는 메이저 7승을 포함해 LPGA 투어 통산 17승을 거두며 올해 6월에는 LPGA 명예의 전당에도 가입했다. 역대 최연소 기록이었다. 27세 10개월 28일 만에 명예의 전당에 가입한 박인비는 박세리가 보유하고 있던 종전 최연소(29세 8개월 10일) 기록을 갈아치웠다.

하지만 박인비는 올 시즌 급전직하로 추락했다. 10개 대회에 출전해 3번은 중도포기를 선언했고, 2번은 컷 탈락 했다. 시즌 초부터 이어진 허리와 손가락 부상 때문이었다. 7월 초까지도 박인비의 올림픽 출전은 불투명했다. 부상을 털어낸다 하더라도 부진했던 성적이 올림픽에서 좋아질 가능성은 희박해 보였다. 실제 이달 초 올림픽 전초전으로 출전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컷 탈락하며 리우행 비행기에도 쓸쓸히 올라야 했다.

그래도 박인비는 담담하기만 했다. 그는 “어느 때보다 열심히 준비한 만큼 다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리고 박인비는 필드 위에서 모든 것을 증명했다. 강한 바람과 ‘샌드 벨트’로 일컬어지는 수많은 벙커, 최근 감각이 최고조에 올랐다는 경쟁자들. 어떤 것도, 그 누구도 박인비의 적수가 되지는 못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