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m 이어 5000m서도 금메달
“나는 정신적으로 가장 강한 선수”

영국 육상의 ‘장거리 간판 스타’ 모 파라(33)가 40년 만에 올림픽 남자 육상 5,000m와1만m에서 2개 대회 연속 2관왕을 차지한 선수가 됐다.
파라는 21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리우 올림픽 남자 육상 5,000m 결선에서 13분03초30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앞서 14일 열린 1만m 결선에서 한 차례 넘어지고도 금메달을 딴 파라는 5,000m까지 휩쓸며 2관왕에 올랐다.
4년 전 런던올림픽에서도 5,000m와 1만m를 동시 석권한 파라는 올림픽 2연속 2관왕의 업적을 달성했다. 두 종목에서 올림픽 2연패에 성공한 것은 1972년 뮌헨 올림픽과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핀란드의 라세 비렌 이후 40년 만이다.
400m 트랙을 12.5바퀴 도는 레이스에서 파라는 400m 한 바퀴를 남긴 시점까지 치열한 선두경쟁을 펼쳤다. 마지막 바퀴를 남겨두고 선두로 치고 나온 파라는 하고스 게브르히베트(에티오피아)와 폴 첼리모(미국)과 접전을 벌였고, 200m 지점에서 막판 스퍼트를 올리며 경쟁자들을 제치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첼리모가 13분03초90으로 은메달을, 게브르히베트가 13분04초35로 동메달을 땄다.
파라는 이날 경기 후 “다른 쟁쟁한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나는 정신적으로 가장 강했다. 이번 경기로 런던 올림픽이 결코 운이 아니었다는 걸 증명했다. 나조차도 2관왕을 한 번 더 했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소말리아 모가디슈 출신인 파라는 내전이 터지면서 8세 때 영국으로 이주했다. 축구를 좋아했지만 1997년 그의 재능을 눈여겨본 체육교사 앨런 왓킨슨의 권유로 육상 선수로 진로를 바꿨다. 그는 최근 5년간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1만m 3연패, 5,000m 2연패를 달성했다.
강지원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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