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보험 가입안해...보상 한계
차량 명의자도 원장 아닌 아들
여수시 부실한 관리감독 도마
전남 여수에서 2살 원생을 치어 숨지게 한 어린이집 통학버스는 운행 요건을 갖추지 않은 불법 차량인 것으로 드러났다. 매년 통학차량을 점검해야 하는 여수시가 관리ㆍ감독을 부실하게 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1일 여수경찰서에 따르면 사고를 낸 어린이집 차량은 통학차량 운행 허가요건 중 하나인 종합보험에 가입되지 않았다. 어린이집 차량은 종합보험에 가입해야만 운행 허가를 받을 수 있다. 경찰은 해당 차량이 지난 3월쯤 종합보험에서 책임보험으로 변경 가입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또 사고 차량의 명의자는 당시 차를 운전한 어린이집 대표 송모(56ㆍ여)씨가 아닌 송씨의 아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통학차량은 어린이집 대표나 원장 명의로만 허가를 받을 수 있다. 외부인이 차주일 경우 어린이집이나 대표와 공동 소유 형태여야 운행이 가능하다.
사고 차량은 2010년 신고 당시 송씨가 차량 명의자로 돼 있었지만 2014년 4월 아들로 바뀐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해당 차량은 사고 전까지 통학차량으로 버젓이 등록돼 운행해온 것으로 드러나 여수시의 허술한 관리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경찰은 송씨를 상대로 통학차량 신고필증을 회수한 뒤 허가 요건을 위반한 채 불법 운행한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또 어린이 통학차량 운행을 관리·감독하는 여수시에 과태료 처분 등을 의뢰할 방침이다.
지난 10일 오전 9시 15분쯤 전남 여수시 미평동 한 어린이집 주차장에서 원생 박모(2)군이 송씨가 몰던 통학차량에 치여 숨졌다. 경찰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송씨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사고 당시 원생들을 하차시켰던 인솔교사 안모(23ㆍ여)씨 등 어린이집 교사 3명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여수=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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