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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굴욕 씻은 태권도... 비결은 독이라던 웨이트 트레이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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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굴욕 씻은 태권도... 비결은 독이라던 웨이트 트레이닝

입력
2016.08.21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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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 남녀 5명 전원 메달

1월부터 기술 훈련 대신 몸 만들기

민첩성 떨어진다는 속설 떨치고

압력으로 득점하는 전자호구 공략

오혜리(왼쪽)가 지난 20일 태권도 여자 67kg급 결승에서 프랑스 하비 니아레에게 발차기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오혜리(왼쪽)가 지난 20일 태권도 여자 67kg급 결승에서 프랑스 하비 니아레에게 발차기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태권도 발차기는 과학이다.

한국 태권 남녀 5명 전원의 리우올림픽 메달 획득은 체계적인 근력 훈련 도입에 따른 결과물이라는 분석이다.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태권도 선수들의 훈련은 달리고 점프하는 유산소 운동에 집중돼 있었다. 격렬한 웨이트 트레이닝은 금기시됐다. 태권도의 동작 중 80% 이상을 발차기가 차지하는데 근력 운동을 많이 하면 민첩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일정 압력을 가해야 점수가 인정되는 전자호구장비와 헤드기어가 도입되면서 근력 훈련의 중요성이 대두됐다.

태권도대표팀은 한국스포츠개발원(KISS)과 공조해 올 초부터 집중적으로 근력 훈련 프로그램을 소화했다. 1~2월에는 아예 기술 훈련을 접고 근력과 근지구력, 근파워를 높이는데 중점을 뒀다. 이번에 태권도대표팀과 함께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파견된 김언호 KISS 박사는 “무작정 중량 높은 운동 기구를 드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에 기초해 선수의 특성을 파악한 뒤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근육의 질을 높였다. 근파워가 좋아지면 발차기 속도가 떨어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빠른 속도로 더 타격감 있는 발차기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이 훈련을 이해하지 못하는 선수들도 있었지만 꾸준히 설득했다. 훈련 2개월이 지나자 몸이 달라진 걸 선수들이 먼저 알았다. 선수들의 생각이 긍정적으로 바뀌면서 반신반의했던 지도자들도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주기 시작했다. 박계희(56) 여자대표팀 코치는 “체력 부분은 KISS에 전적으로 맡겼다. 올림픽을 준비하면서도 오전에는 KISS에서 근력 운동, 오후에는 태릉에서 기술 운동을 병행했다”고 밝혔다.

선수들의 근력 향상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여자 67kg급 금메달리스트 오혜리(28ㆍ춘천시청)의 경우 지난 3월 테스트에서 ‘무릎 펴기’와 ‘종아리 발달 운동’이 종전 69kg, 172kg에서 각각 95kg, 198kg로 크게 좋아졌다. 둘 모두 발차기에 핵심이 되는 근육들이다. 남자 80kg초과급에서 동메달을 딴 차동민(30ㆍ한국가스공사)은 ‘무릎 펴기’가 52kg이나 올라갔다. 나머지 선수들도 모두 각 분야에서 10~20kg씩 늘었다. 김언호 박사는 “3월 이후에는 선수들의 대회 일정 등이 빡빡해 테스트를 진행하지 못했다. 올림픽 직전까지 꾸준히 근력 훈련을 했으므로 대회 기간 중의 수치는 더욱 좋았을 것이다”고 말했다. 실제 오혜리는 금메달을 딴 직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큰 효과를 봤다”고 비결을 전하기도 했다.

리우=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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