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그룹 빅뱅의 멤버 승리가 음주운전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연예매체 기자에게 명예훼손 혐의가 인정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7단독 신용무 판사는 승리(26ㆍ본명 이승현)가 “과속으로 인한 교통사고인데도 사실 확인 없이 음주운전 의혹을 계속 제기해 명예가 훼손됐다”며 S사 기자 김모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김씨는 승리에게 7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승리는 2014년 9월11일 저녁 서울 논현동의 한 클럽에서 자신의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의 패션브랜드 출시 기념파티에 참석했다가 다음날 새벽 3시30분경 자신의 차량을 운전해 귀가하던 중 과속으로 추돌사고를 냈다.
김씨는 사고 이후 자신의 트위터에 “승리가 파티에서 술 마시는 것을 목격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음주 측정에서 안 나왔다는 건 납득하기 힘들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사건을 대하는 YG의 태도를 문제 삼는 기사 및 승리의 음주운전 의혹을 담은 기사도 썼다. 승리는 사실과 다른 보도로 자신의 명예가 훼손되고 인격권이 침해됐다며 김씨를 상대로 위자료 5,000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신 판사는 이에 대해 “김씨가 트위터에 (승리의) 음주를 단정하는 언급을 하고 음주 감지 결과를 납득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덧붙여 독자로 하여금 ‘음주운전을 했음에도 경찰이 측정을 제대로 하지 않아 사실을 밝혀내지 못했다’는 강한 인상을 받게 했다”며 명예훼손 혐의를 인정했다. 이어 “사실 확인을 거치지 않은 채 승리의 음주사실을 확신하면서 글을 썼고, 음주운전에 대해서는 아무런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근거도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승리가 사고 전에 파티에 참석하고 사고 시각이나 사고 내용 등을 보면 음주운전 의혹 제기 자체는 타당해 보이는 점을 감안해 위자료 액수는 700만원으로 정했다.
박지연 기자 jy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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